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의 5번기 제4국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 13일 백돌을 잡고 알파고에게 첫 승을 거뒀던 이세돌 9단이 오는 15일 5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흑돌을 쥐고 알파고 사냥에 나선다.
14일 한국기원 및 구글 딥마인드에 따르면 5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흑, 알파고가 백으로 대결한다.
5국을 앞두고 이세돌 9단이 흑을 잡기로 하면서 ‘불리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전적이 그렇다. 이세돌 9단은 흑을 잡았던 지난 1, 3국에서 모두 알파고에게 졌다. 이세돌 9단이 백을 잡았던 2, 4국에서는 1승 1패다.
이세돌 9단도 지난 13일 4국을 끝낸 뒤 “알파고는 백보다 흑을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흑이 불리하다는 또 한가지 이유는 백에게 줘야하는 7집반의 ‘덤’이다. 흑은 반면(바둑판)에서 집으로 이겨도 백에게 7집반의 덤이 주어진다. 흑이 승리하려면 무조건 반면에서 백보다 8집 이상을 더 획득해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단순히 흑이 불리하지는 않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백에게 7집반의 덤을 주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오목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바둑도 먼저 두는 쪽이 유리하다. 그래서 실력이 낮은 사람이 흑을 잡고 먼저 둔다.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의 대국에서는 흑을 잡고 아무런 핸디캡도 없이 먼저 둔다면 상당히 유리하므로 백에게 덤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흑을 잡으면 먼저 두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서 덤 이상의 효과를 얻어야 승리할 수 있다. 주로 공격적이고 승부사의 기풍을 가진 기사일수록 흑을 잡고 바둑을 둘 때 유리하다.
이세돌 9단은 바둑판 위에서 가장 뛰어난 승부사다. 15일 열릴 5국에서 흑돌을 잡을 이세돌 9단이 초반에 알파고와의 싸움에서 기선을 잡고 공격을 주도한다면 승산이 있다.
첫 승으로 살아난 이세돌 9단의 자신감도 승리의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이세돌 9단은 지난 13일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허사비스에게 “제가 백으로 이겼으니 흑으로 한 번 해보겠다”며 5국 돌가리기를 이렇게 정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세돌 9단의 머릿속에는 이미 7집반의 덤을 주고도 알파고를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섰는지도 모른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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