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도핑에… 불멸의 기록 날린 볼트

동료 도핑에… 불멸의 기록 날린 볼트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1-26 21:26
수정 2017-01-2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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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400m 金 박탈… 3연속 3관왕·최다 金 없던 일로

세계선수권 메달도 박탈 위기… 볼트 공식 반응은 아직 없어

동료의 잘못 때문에 천금같은 올림픽 금메달 하나가 날아갔다.
이때만 해도 몰랐는데…
이때만 해도 몰랐는데… 우사인 볼트(왼쪽)가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우승한 뒤 함께 뛰었던 네스타 카터와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내보이고 있다. 그러나 26일 카터의 당시 약물 복용이 확인되면서 이 대회 이후 작성한 볼트의 ‘올림픽 3관왕 3연패’라는 불멸의 기록도 물거품이 돼 버렸다.
AP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5일(현지시간) “자메이카 육상 선수 네스타 카터(32)의 2008년 베이징올림픽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인 메틸헥사나민 성분이 검출됐다”며 “남자 400m 계주 금메달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계주 종목은 함께 뛴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도핑이 확인되면 모든 선수가 메달을 잃는다. 따라서 당시 마지막 주자였던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도 금메달을 빼앗겼다.

덩달아 볼트가 베이징부터 런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육상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를 석권하며 달성한 올림픽 육상 최초의 ‘트리플 트레블’(3관왕 3연패) 위업도 ‘없던 일’이 됐다. 올림픽 은메달을 둘이나 수집한 로저 블랙(영국)은 “볼트 업적의 빛이 바랬다. 자신의 잘못이라면 책임지면 되겠지만 팀 동료의 잘못을 어찌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올림픽 육상 최다 금메달(9개) 타이기록도 지워졌다. 볼트는 1920년대 장거리 스타였던 파보 누르미(핀란드)와 미국 육상 레전드 칼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다섯 달 만에 공동 3위로 내려갔다. 또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m 예선에서 탈락한 뒤 아홉 차례 올림픽 결선에 모두 올라 우승했던 볼트의 베이징 400m 계주 결선 기록은 ‘실격’으로 기재된다.

세계선수권 메달 수도 달라질 수 있다. 볼트는 카터와 400m 계주 팀을 이뤄 2007년 오사카 은메달, 2011년 대구, 2013년 모스크바, 2015년 베이징 금메달을 휩쓸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도핑 이력이 붙은 카터의 샘플을 예의 주시할 것이다.

한편 메달 박탈 확정에 대한 볼트의 반응은 아직 없다. 다만 그는 카터의 도핑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해 6월 자메이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슴 아프다. 몇 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 금메달을 따고 챔피언에 올랐는데 그런 일이 생겼다”면서 “더 걱정되는 것은 그 선수이며 그가 이겨 내길 바란다”고 의연하게 밝힌 바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7-01-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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