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스프린터’ 아토 볼든 예측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남자 100m에서 ‘번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를 3위로 밀어내고 ‘2인자’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이 우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997년 아테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금메달리스트인 아토 볼든(38·트리니다드토바고)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 TV네트워크인 ‘유니버설 스포츠’ 방송에 출연해 이번 대회 단거리 종목의 1~3위 선수를 예상했다.
올림픽에서만 4개의 메달을 따내며 1990년대를 주름잡은 전설의 스프린터인 볼든은 은퇴 이후 육상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다.
유니버설 스포츠 기자와의 전화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볼든은 남자 100m 우승자로 아사파 파월을 지목했다.
그는 또 요한 블레이크(22·자메이카)를 은메달 후보로 올리고, 우사인 볼트를 동메달 후보로 거론했다.
2009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9초58의 압도적인 세계 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던 볼트는 지난해 부상을 겪어 올 시즌에도 성적이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볼트가 3위로 밀려날 것이라는 예측은 다소 이례적이다.
볼든은 볼트의 100m 정상 수성 실패를 예감하는 요인으로 200m 성적을 들었다.
볼든은 “볼트는 올 시즌 너무 힘겨운 레이스를 했다”면서 “비슷하게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도 볼트는 200m에서 19초50대의 기록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그보다 못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몸 상태를 지난해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볼든은 “볼트가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스타트를 끊은 것은 2009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파월과 블레이크는 한층 나은 스타트와 가속을 거쳐 50m까지 경합할 것”이라면서 파월을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영국의 베팅 업체인 윌리엄힐은 파월이 아닌 볼트의 우승 가능성을 크게 봤다.
윌리엄힐은 남자 100m에서 볼트의 우승에 거는 배당금을 가장 낮게 책정했고, 그다음으로 파월과 요한 블레이크 순으로 낮게 매겼다.
볼든은 200m에서는 라이벌인 타이슨 게이(29·미국)가 부상으로 불참하는 만큼 볼트가 무난이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400m 허들에서도 파월의 컨디션이 좋은 만큼 게이가 빠진 미국이 자메이카를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볼든의 예상이 들어맞으면 이번 대회에서도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는 자메이카가 싹쓸이하는 셈이 된다.
볼든은 화제의 선수가 여럿 출전하는 400m에서는 금지 약물 복용이 들통나 21개월을 쉬었던 라숀 메리트(25·미국)가 ‘신성’ 키라니 제임스(19·그레나다)를 물리치고 2연패를 달성하리라고 봤다.
그의 예상에 따르면 ‘황색 탄환’ 류샹(28·중국)은 다이론 로블레스(24·쿠바)에게 밀린다.
여자 단거리에서 3관왕에 도전하는 엘리슨 펠릭스(26·미국)도 금메달 2개에 그친다.
볼든은 펠릭스가 여자 400m와 1,600m 계주에서는 우승하겠지만 200m에서는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29·자메이카)에 밀릴 것으로 전망했다.
캠벨 브라운은 여자 100m와 200m 2관왕에 오를 것으로 볼든은 예상했다.
한편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타이슨 게이와 모리스 그린(37·미국) 등 전·현직 스타 스프린터들이 대구를 방문해 100m 경기 결과 등을 전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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