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 유일 한국직원 “광주와 나는 닮은꼴”

FINA 유일 한국직원 “광주와 나는 닮은꼴”

최병규 기자
입력 2019-07-16 23:20
수정 2019-07-17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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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핑부 근무 4년차 이경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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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언씨
이경언씨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챔피언십 빌리지(선수촌) 입구. 작달막한 키의 여성이 자신보다 몸집이 두 배는 될 법한 남자 선수들을 상대로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여러분에게 허락된 약물들입니다. 이 중에 금지된 약이 무엇인지 지목해 보세요”.

●“기본기·전문성 갖춘 뒤 국제기구 도전을”

이경언(32)씨는 스위스 로잔에 본부를 둔 FINA의 유일한 한국인 직원이다. 그는 FINA의 도핑방지 프로그램을 기획해 예산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주관한다. FINA에 입사한 후 반도핑부에서만 4년째다. 진입이 어렵기로 악명 높은 스포츠 국제기구에 취업한 이씨의 ‘성공기’는 다소 눈에 튄다. 그가 해외스포츠인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건 ‘기본기’와 ‘전문성’이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해외 봉사활동을 인도 파트나에서 하면서 FINA행의 첫발을 뗐다.

2011년 졸업 후 대한체육회의 도움을 받아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에서 1년간 인턴으로 일하면서 그는 반도핑을 비롯한 스포츠 행정가의 길을 밟기 시작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의 도핑관리팀 담당관에 이어 이듬해 국제체육아카데미(AISTA)를 졸업했다.

●국제수영 첫걸음 뗀 광주에서 내 모습 보여

2016년 여름학기 졸업 후 마침내 FINA를 노크했는데, 80여명 지원자 중 아시아인은 이씨 혼자였다. 그는 “스포츠 국제기구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무조건 모험하고 도전하라는 이야기는 무책임하다”면서 “스포츠 행정의 폭넓은 이해와 끊임없는 배움, 그리고 자신의 전문성을 기르고 이 모든 것을 연결할 때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씨는 입사 후 다섯 번째 출장 짐을 꾸려 지난 3일 일찌감치 광주에 도착했다. 광주 생활 3주째에 접어든 이씨는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려 더욱 기쁘고 각별한 마음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면서 “도전이라는 의미에서 보면 국제 수영에서 첫 걸음마를 뗀 광주와 지금의 제가 닮은꼴이 아닐까요”라고 활짝 웃었다.

광주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9-07-1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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