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외환銀 노조 협상 극적 타결

하나금융-외환銀 노조 협상 극적 타결

입력 2012-02-17 00:00
수정 2012-02-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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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5년간 독립법인…인위적 인원감축ㆍ급여삭감 없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17일 새벽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해 총파업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측이 핵심 쟁점사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견에 참석한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외환은행의 물적 자산보다는 우수한 인력이라는 ‘인적 자산’을 인수한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금융산업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철 노조위원장도 “외환은행은 독립법인으로 존속하는 동안 완전한 독립경영을 보장받는다. 외환은행이 본래의 색깔과 모습을 지키는 것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6일 이후 대화해온 양측은 16일 오전부터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후 외환은행 독립법인 존속 ▲편입 5년 경과 후 하나은행과의 합병 협의 ▲합병 시 대등합병 원칙 적용 등에 합의했다.

외환은행이 독립법인으로 남는 동안 노사관계ㆍ인사ㆍ재무ㆍ조직 등에서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인위적인 인원감축을 하지 않기로 했다. 외환은행 집행임원은 외환은행 출신을 절반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양측은 ▲외환은행 임금체계 유지 ▲현재 영업점 점포 수 이상의 점포 운영 ▲자회사 편입과 관련된 외환은행 직원의 형사처벌 취하에도 합의했다.

협상 쟁점사항인 행명 유지 기간과 관련해 노조 측은 ‘영구적인’ 외환은행 브랜드 유지를, 하나금융은 1~2년 유지를 주장했으나 양측이 한 발짝씩 물러선 덕에 합의점을 도출했다.

김 회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하나-외환은행 간 ‘화학적 결합’과 외환은행 국외영업망 회복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 회장은 두 은행간 급여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하나은행 직원의 평균연령이 외환은행보다 5년 정도 적고 직급체계별 급여도 다르다. 일률적으로 하나은행 급여가 적다고 볼 수 없다. 조금 적을지 모르지만 성과급 체계를 손 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주 인수하기로 한 미국 교포은행인 새한은행에 대해서는 “하나금융 자회사가 인수하는 것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하나지주가 인수할 수도, 외환은행이 인수할 수도 있다. 누가 갖느냐는 크게 상관없고, 경영은 외환은행에 맡기려 한다”고 말했다.

협상 내용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주문’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회견장에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추경호 부위원장 등이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쟁의 조정기간 마감일인 이날 새벽 3시께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함으로써 외환은행은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합의안을 공식 발표했다. 찬반투표 등 별도의 추인 절차는 없다.

노조 지역분회는 20일부터 전국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세부적인 합의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신한-조흥은행이 합병 과정에서 ‘3년 뒤 통합’에 합의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뒤 상호합의를 통한 합병 협의’라는 결정은 큰 성과다. 직원들에게는 협상 과정과 합의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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