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와 짜고 보험금 타내” 금감원, 제보 조사 착수

A씨는 골프 보험에 가입하고 하루 만에 홀인원을 해서 일 년 동안 모두 6차례나 홀인원을 기록했다. 그가 받은 보험금은 무려 3500만원. B씨는 같은 골프장에서 다섯 차례나 홀인원을 해서 보험금 2500만원을 받았으나, 골프장 명예의 전당 홈페이지에는 홀인원 기록이 한번 밖에 없었다.

홀인원을 할 때마다 300만~500만원의 축하금을 주는 골프 보험금이 부당 청구됐다는 제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22일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캐디와 골프를 함께 친 경기자가 공모해 홀인원 인증서를 위조한 뒤 보험금을 부당하게 청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08년부터 4년여간 홀인원 축하금으로 지급된 보험금은 1만 1615건에 384억원으로 평균 손해율은 110%다. 1970년대 말부터 도입된 골프보험은 골프를 칠 때 입은 상해 등과 홀인원을 하고 나면 한턱을 내는 ‘홀인원턱’을 보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홀인원을 하고 주변인들에게 한턱을 내는 비용을 손해로 보고 보상하는 게 보험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지난해 6월부터 축하금 지급에서 실제 든 비용을 보상하는 실손 보장으로 변경하면서 홀인원 사기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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