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연 “하반기 이후 회복할 듯”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 부동산시장 회복에는 ‘그림자 재고’의 해소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림자 재고는 압류 절차에 들어간 주택과 악성연체 주택, 차압돼 금융기관이 소유한 주택 등으로 아직까지 시장에 나오지 않은 주택을 뜻한다.연구원은 20일 ‘미국 부동산시장 회복 지연의 배경’ 보고서에서 “미국 부동산 시장은 주택 판매 증가와 투자목적용 주택 구입 증가 등으로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되는 원인으로는 미국 경기 회복세 약화, 높은 수준의 모기지 연체 비율, 담보 주택 차압률, 그림자 재고 등을 꼽았다.
1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연 2.2%로 전분기(3.0%)보다 0.8% 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전체 담보주택 차압 비율 역시 1분기에 4.4%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2분기(2.8%)의 1.6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에 실거래용으로 나오지 않는 그림자 재고가 소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미국 부동산 가격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그림자 재고는 1월 현재 기존 주택 재고의 약 70%에 달한다.
보고서는 미 부동산중개연합을 인용해 “3월의 경우 매매 거래된 기존 주택 가운데 할인 폭이 큰 주택이 29%나 될 만큼 그림자 재고가 고(高)할인 매물로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미국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은 하반기 이후에나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미주택협회에서 발표한 이달 주택 시장 지수는 29로 기준점인 5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주요 기관들도 그림자 재고의 해소 없이는 연내 미국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05-2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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