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공격적 승부수 통했다

삼성·하이닉스, 공격적 승부수 통했다

입력 2012-08-15 00:00
수정 2012-08-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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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혈전… 끝 보이는 ‘반도체 치킨게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극심한 D램 시장 불황에도 흑자를 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때마침 일부 경쟁 업체들이 영업 손실을 견디다 못해 감산에 돌입하면서 2년 넘게 끌어오던 반도체 분야의 ‘치킨게임’(상대방이 포기할 때까지 목숨을 걸고 승부를 가리는 게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승리로 끝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14일 타이완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세계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1억 6600만 달러의 매출을 거둬 59.6%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3억 51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17.9% 점유율로 2위를 지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더하면 77.5%로, 사실상 국내 업체들이 2분기 모바일D램 시장을 독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모바일 D램 시장에서도 28억 8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78%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모바일D램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반도체로, 최근 수요도 크게 늘고 있어 D램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2분기 D램 시장(PC용 D램 및 모바일D램 등 포함) 점유율에서도 삼성전자는 점유율 39.5%, 매출 27억 7600만 달러로 1위를 지켰다. SK하이닉스 역시 매출 17억 1300만 달러, 시장점유율 24.4%로 2위를 유지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4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서며 선전했다. 두 업체를 합친 시장 점유율도 63.9%에 달했다.

최근 D램 시장은 2010년 5월 정점을 기록한 뒤 올해 1월까지 2년 가까이 하락하다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르는가 싶던 PC용 D램 가격이 지난달 들어 다시 급락했고, 모바일D램 역시 2분기에만 10%가량 하락하는 등 불안감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흑자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엘피다(일본)와 마이크론(미국), 파워칩(타이완) 등이 대규모 영업손실로 고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위기 상황에서 투자를 줄이고 시장이 좋아질 때까지 ‘동면’에 들어가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미세공정 개선에 과감히 승부수를 던져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온 덕분이다.

여기에 최근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일본 도시바가 애플의 가격인하 압력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감산에 나섰고, 엘피다 역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2년 넘게 이어지던 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점도 국내 업체들에게는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정미세화 기술과 원가절감 등의 부분에서 경쟁사들에 크게 앞서 있어 하반기에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2-08-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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