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료원 34곳 순익 분석

보건복지부에서 전국 34개 지방의료원의 2011년 당기 순손익 현황을 파악한 결과, 흑자를 기록한 지방의료원은 김천, 충주 등 7곳(20%)에 그쳤다. 서울의료원이 당기순적자 149억여원을 기록한 가운데 진주 62억원, 군산 49억원, 의정부 34억원 등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 역시 점점 불어나 군산 416억원, 부산 368억원, 서울 314억원 등 총 5140억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었다.
입원환자 1인당 입원수익은 13만 3000원으로 지방의료원과 유사한 규모의 민간병원(16만원)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율은 지방의료원이 68.6%로, 민간병원(43.8%)보다 57%나 많았다.
지방의료원의 적자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지방의료원은 건강보험 급여를 민간병원의 70% 수준에서 청구하는 수가정책을 따르고 있다. 그만큼 진료비가 저렴해 저소득 환자들이 주로 찾는다. 민간병원이 낮은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선택진료비나 MRI 촬영 등 각종 비급여 진료를 하고 있지만 지방의료원은 이마저도 어렵다. 시설이 오래돼 중산층 이상의 환자들은 줄고, 이는 의료급여 환자의 비중을 높여 적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나백주 건양대 의과대학 교수는 “지방의료원은 공공의료라는 원칙 하에 적정진료를 하기 때문에 적자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적자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병원 운영이 어려운 데도 노조가 성과급제 도입과 구조조정 등 경영혁신 방안 추진에 소극적인 반면 복리후생은 적극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진주의료원을 ‘귀족 강성노조의 해방구’로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인건비 비율이 높다고 해서 인건비 지출이 많다고 볼 게 아니라 진료 수익이 낮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의 김종명 의료팀장은 “고질적인 경영난을 겪는 지방의료원들은 진료인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3-04-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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