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인 밀레가 한국 시장에 800만원대의 냉장고를 출시했다. 붙박이형(빌트인) 시장을 중심으로 한국을 공략했던 밀레가 고가의 일반형(프리스탠딩) 냉장고로 한국 소비자를 찾아 나선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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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가 내놓은 양문형 제품은 용량 391ℓ의 냉장고와 261ℓ의 냉동고로 구성돼 있다. 냉장고와 냉동고로 따로 구성된 2개의 제품으로, 둘을 연결해 붙여 놓으면 양문형 냉장고가 되는 식이다.
전원부가 별도로 구성돼 있어 분리해 쓸 수도 있다. 전면은 물론 옆면까지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로 둘러싸여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스테인리스 재질은 지문이 남지 않고 청소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작 단가 등이 올라간다는 이유로 국내 메이커들은 앞면에만 스테인리스를 쓴다. 크기는 국내 프리미엄급 제품보다 왜소하다. 높이는 185㎝로 국내 프리미엄급 제품들과 엇비슷하지만 깊이는 63㎝, 너비는 120㎝다. 800~900ℓ급 국산 제품들보다는 깊이가 30㎝가량 얕은 셈이다. “주방 앞으로 툭 튀어나오는 한국 제품들과는 달리 간결한 크기로 주방 공간과의 일체감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 밀레 측의 설명이다.
냉장고에는 음식 수분 유지 기능이 뛰어난 유럽식 냉각 방식을 적용했다. 냉동고에는 외부 냉기를 순환시켜 냉각하는 노프로스트 방식을 채택해 성에와 얼음 발생을 최소화했다. 신제품에 각각 적용된 ‘슈퍼 기능’은 음식물의 냉장·냉동 속도를 단축시켜 식재료의 고유 성분인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 파괴를 방지한다. 환경오염 물질 배출이 없는 이소부탄(R600a) 냉매를 사용해 친환경적이다.
밀레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고급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국내 시장 추세에 맞춰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전업체의 벤츠’라는 명성에 걸맞게 밀레의 신제품이 국내 냉장고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지는 의문이다. 업계에선 “단언컨대 실제 판매량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는 우선 밀레가 들고 나온 가격을 지적한다. 제품의 사양이나 기술력 등을 볼 때 가격만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냉장고가 398만원, 냉동고가 428만원이어서 양문형을 구성하려면 826만원이 든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최고가 프리미엄 냉장고 가격의 2배 정도다. 삼성전자의 지펠 T9000과 지펠 스파클링 등 최고급 냉장고 가격은 400만원대 중반이다. LG전자의 디오스 V9100 제품 중 최고 사양인 V9100 카림시드의 가격은 500만원대 초반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만약 그들만이 자랑하는 고유의 기술력이 있다면 2배가 아니라 3배도 받을 수 있겠지만 디자인이나 냉장 기술, 공간 활용 능력 등 어느 하나 국내 업체를 위협하거나 나은 구석이 보이지 않는다”고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외국산 냉장고가 인기를 끌었던 때도 있었지만 결국엔 두 손을 들고 한국을 떠난 상황”이라면서 “글로벌 브랜드가 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버티고 있는 한국 시장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3-12-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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