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구조조정 16년전 IMF 때와 비교하면

삼성그룹 구조조정 16년전 IMF 때와 비교하면

입력 2014-04-03 00:00
수정 2014-04-0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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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당시는 생존이 목표→지금은 ‘미래 먹거리’ 위해

‘잘 나갈 때 구조조정 하라.’

요즘 삼성그룹의 구조조정이 재계의 화두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그룹 전체의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핵심 계열사 간 인수·합병(M&A)을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31일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까지 매출 29조원의 거대 에너지·소재 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 목표다. 양사의 합병으로 삼성전자의 소재 부문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무엇보다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했다. 삼성SDI는 배터리 사업의 원천 경쟁력인 소재 경쟁력 강화가 필요했고, 제일모직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이어 에너지·자동차 소재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어 삼성종합화학이 3일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했다.

삼성종합화학은 재무구조가 좋고 투자 여력도 있지만, 순수지주회사라 사업을 운영할 인력과 인프라가 없었다. 여기에 최근 실적이 좋지 못해 투자 여력이 없던 삼성석유화학이 결합된 것이다.

삼성그룹의 구조조정은 사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됐다.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한 것이 시발점이었는데 최근 용인 에버랜드에 빈폴 아웃도어, 에잇세컨즈 등 제일모직 브랜드들이 입점함으로써 ‘화학적 결합’이 완성됐다.

삼성SDS는 지난해 삼성SNS를 합병해 중동과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업을 넘겨받은 삼성에스원은 기존의 보안서비스에 더해 건물 통합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외환위기 당시의 삼성그룹 구조조정은 어땠을까.

그때는 국내 대다수 기업이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생살을 떼내는 구조조정을 해야 했고 삼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발상지로 불렸던 부천 반도체 공장을 미국 페어차일드에 매각하는 등 자산을 팔아 17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프랑스 토탈사에 매각해 8억 달러의 외자를 들여왔다.

삼성이 갖고 있던 한국휴렛팩커드 지분 45% 전량을 미국 HP에 매각하는 일도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 삼성전관 등 삼성그룹 계열사 CEO들은 미국 동서부 2개팀으로 나눠 산업자본 유치단을 구성해 밤낮으로 외자 유치에 매달리던 시절이었다.

1980년대 미국 GE와 어렵게 합작한 삼성GE의료기기의 지분도 아깝지만 팔아치워야 했다. 미국 뉴저지의 삼성본사 건물은 현지 부동산회사 웰스포드에 매각했다.

대신 인텔로부터 반도체 투자 재원을 유치하고 애플, 델로부터 LCD 공장을 지을 투자 재원을 수혈받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1998년 외환위기 때는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부동산과 자산을 매물로 내놔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도 못하고 헐값으로 매각하기도 했다”면서 “지금이야 수익성이 양호하지만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사업 재편을 단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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