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스티커 홍역’

삼성전자 서초사옥 ‘스티커 홍역’

입력 2014-06-21 00:00
수정 2014-06-2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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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투쟁 노조서 곳곳에 붙여… “우리만 죽을맛” 청소원들 한숨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보도블록 위에 딱 달라붙은 스티커 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보도블록 스티커는 33일째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조합원들이 이번 주초부터 붙이기 시작했다. ‘아버지 21세기잖아요. 우리 이제 그만 노동조합 인정하기로 해요’라는 내용의 파란색 스티커다. 서초사옥 주변은 물론 반경 1~2㎞의 공원, 버스정류장, 공중전화부스 등에 붙어 있다.

불법 스티커 부착 행위는 옥외광고물관리법상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일을 문제 삼으면 대기업의 횡포라고 공격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죽어나는 것은 환경미화원이다. 20일 오전 환경미화 근로자 4명이 서초사옥 삼성전자동 앞에 쭈그리고 앉아 스티커 제거에 나섰다. 환경미화원 A씨는 “아침부터 제거하는 중인데 건물 주변 곳곳에 붙어 있어 언제 다 없앨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환경미화원 B씨는 “우리가 40명 조금 넘는데 이 건물 전체를 다 청소해야 한다”면서 “큰 쓰레기는 (시위대가) 치우지만 잔 쓰레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다.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난감해하는 건 행정기관도 마찬가지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우리는 상업적인 광고물만 다룬다. 노조 문제는 경찰이 나서야 할 것 같다”고 했고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구청이나 삼성이 고발하면 몰라도 우리가 먼저 나서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노조는 지난달 19일 양산분회장 염모씨가 자살(같은 달 17일)한 후 삼성전자가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무기한 노숙 투쟁에 돌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4-06-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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