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무한정 지속되지 못할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의 방향성에 대해 “예단할 수 없다”면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놨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료 결정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0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한은은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0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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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화된 엔저(엔화 약세) 현상에 대해서는 “무한정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엔저 대응책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데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장일치로 이뤄진 기준금리 동결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정책은 성장과 물가, 거시경제 상황, 금융안정 리스크를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가계부채가 많이 늘고 내외 금리차가 축소된 만큼 금융안정 리스크에 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급증하는 데 대해서는 “주택수급과 인구구조 변화를 볼 때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가계대출 급증 현상도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이 총재는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정책금리를 인상할 때에 한은도 바로 기준금리를 올릴지에 대해서는 “예단할 수 없고 그때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엔저 현상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수입물가 부담 등을 거론하고서 “엔화 약세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엔저가 무한정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엔저를 용인할 수 있는 특정 선은 설정하고 있지 않다”면서 기준금리 조정으로 엔저에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 총재는 “엔저가 더 심화하거나 가속화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며 “엔저 문제에 대한 (최근 시장의) 반응은 좀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출 경기에 대해서는 “당분간 양호한 지금의 흐름이 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현재의 적정 인플레이션과 관련, “2013∼2015년 중기 물가안정 목표(2.5∼3.5%)를 정할 때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성장잠재력 저하나 성장과 물가간 연계성 등에 대한 분석을 거쳐 새로 2016년에 물가안정 목표를 정할 때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재 0.25%포인트인 기준금리 조정폭과 관련해서는 “이를 변경하면 금융시장에 또다른 불확실성만 키우게 될 뿐”이라며 0.25%포인트 조정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10bp(1bp=0.01%포인트)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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