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엔 빚 없던 가구 10곳 중 3곳 빚 생겼다

2년 전엔 빚 없던 가구 10곳 중 3곳 빚 생겼다

입력 2014-12-06 00:00
수정 2014-12-06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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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가계금융 변화’ 분석

지난 2년 새 빚이 하나도 없었던 열 가구 중 세 집에 빚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의 ‘빚 권하는’ 경제정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소득 사다리’는 여전히 작동하지 않았다. 서민층에서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올라간 집은 10가구 중 3가구도 안 됐다. 부자(富者)는 계속 부자, 빈자(貧者)는 계속 빈자로 남아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본 가구의 동태적 변화 분석’에 따르면 2012년에 부채가 없었던 가구 중 30%는 그 사이에 빚이 생겼다. 반면 빚을 다 갚아 ‘부채 제로’가 된 가구는 16%에 불과했다. 같은 집(총 1만 6973가구)을 대상으로 2년 전후를 조사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젊은 층의 빚이 많이 늘었다. 2012년에 빚이 없던 39세 이하 가구주 중 41.9%가 빚이 생겼다. 40~59세는 38.9%, 60세 이상은 15.8%로 낮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40세 미만이 주택 구입비, 전세 자금, 생활비 등을 위해 빚을 많이 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빚을 내 집 사고 전셋값을 충당하라며 각종 대출 상품 출시와 규제 완화를 병행한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빚이 많을수록 ‘부채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2012년에 1억원 이상의 빚을 졌던 가구 중 75.5%는 올해도 빚이 1억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5000만~1억원 사이의 빚을 갖고 있던 가구의 21.1%는 빚이 1억원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다 보니 가난 탈출도 안 됐다. 2011년에 저소득층(소득 하위 20%)이었던 가구 중 75.9%는 지난해에도 저소득층에 머물렀다. 소득이 조금 늘었다고 해도 ‘하위 20~40%’에 진입(18.7%)한 것이어서 중산층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다. 부자 구간(소득 상위 20%)에 진입한 경우는 0.4%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득 상층 가구의 71.2%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켰다. 저소득층으로 추락한 경우는 0.8%였다. 소득 20~40%로 내려간 가구도 2.7%에 그쳤다. 2011년에는 가난하지 않다가(1만 4223가구) 2년 새 빈곤 가구로 떨어진 비율(빈곤 진입률)은 7.4%였다. 빈곤함의 기준은 중위소득(2011년 연소득 2024만원, 지난해 2240만원)의 50% 미만이다. 즉, 2011년에는 연소득이 그래도 1012만원을 넘었으나 지난해 1120만원 밑으로 떨어진 집이 1052가구라는 의미다. 특히 60세 이상의 빈곤 진입률이 15.8%로 40~50대(6.4%)나 30대 이하(5.5%)보다 높아 ‘가난한 노년층’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심각성을 말해줬다.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면서 “정부가 기업에 대해 저소득층 의무고용제를 실시하고, 무작정 나눠 주는 복지보다 어려운 계층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교육, 훈련 기회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4-12-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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