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에볼라 신고에 한때 ‘초긴장’…말라리아로 판명

서울서 에볼라 신고에 한때 ‘초긴장’…말라리아로 판명

입력 2015-09-10 07:36
수정 2015-09-10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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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보건소-병원 방역 손발 ‘착착’…메르스 학습효과 확인

서울에서 에볼라 감염 의심 환자가 발생해 방역당국이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지만 검사 결과 해당 환자는 에볼라가 아닌 열대열 말라리아 환자로 판명됐다.

한차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홍역’을 겪은 방역당국은 이번에는 치밀한 방역망으로 추가 감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10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따르면 8일 오전 7시 아프리카 기니에서 귀국한 A(60)씨는 같은 날 오후 7시께 고열 증상을 느껴 서울 양천구 보건소에 신고했다.

기니는 올 8월 말까지 에볼라 환자 3천792명이 발생하고 이 가운데 2천529명이 숨진 에볼라 발병국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에볼라 발병국가인 기니·시에라리온에서 귀국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항에서 ‘고열이나 설사 증상이 있을 경우 보건소에 신고하라’는 내용의 교육을 하고 있다.

귀국 직후 이 교육을 받은 A씨는 교육 내용을 기억하고 자신에게 에볼라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났다고 관할 보건소에 신고한 것이다.

신고를 받은 보건소는 A씨에게 집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당부하고 즉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등에 상황을 알렸다.

동시에 감염 방지 보호구(레벨C)를 착용한 보건요원을 A씨의 집으로 파견했다.

20분 간격으로 측정한 결과 A씨의 체온은 37.4도에서 38.3도로 올랐다. 이 정보를 토대로 보건소는 환자를 국가지정 음압격리병상이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옮기기로 결정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의심환자 발생 사실을 통보 받고 의료진이 미리 레벨C 보호구를 착용했다. 또 음압격리병상을 준비하면서 A씨의 도착을 기다렸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역학조사를 위해 병원으로 조사관 등 2명을 파견했다.

모든 준비를 끝낸 국립중앙의료원에 A씨가 도착한 것은 보건소 신고 후 4시간 만인 오후 11시께였다. A씨는 일반 환자와 다른 별도 입구로 의료원에 도착했다.

A씨가 지나갈 통로는 다른 환자나 의료진이 지나가지 못하게 통제하고 지나간 후 소독했다.

병원은 혈액 검체를 채취, 에볼라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충북 오송의 질병관리본부로 보냈다. 확진에는 통상 6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A씨가 ‘열대열 말라리아’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열대열말라리아는 진단 키트를 활용하면 30여분 만에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병원 측은 음압격리병상에서 A씨의 말라리아의 치료부터 시작했다. 이 질병은 전염성이 없으나 치명률이 1%에 달하는 위험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9일 오전 5시께. 질병관리본부의 에볼라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음성이었다. 환자는 물론이고, 의료진, 보건소, 질병관리본부 등이 한숨을 돌리던 순간이었다. 이후 A씨는 일반 1인 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게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은 점이 다행”이라며 “설령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였다고 해도 감염이 전파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인 만큼 이번에는 환자, 보건소, 병원 등의 대응이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환자의 신고, 보건소의 대응, 병원의 감염 관리라는 ‘3박자’가 빈틈없이 이뤄져 에볼라 바이러스가 들어왔다 하더라도 추가 감염은 없었을 것이라는 자평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활발하게 국제 교류가 이뤄지는 이상 국내에서 에볼라 의심 환자도 종종 발생한다”며 “이번처럼 당국이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국민들께서 안심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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