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건비 부담 탓에… 매출 늘어도 영업익 뒷걸음

네이버 인건비 부담 탓에… 매출 늘어도 영업익 뒷걸음

한재희 기자
입력 2021-04-29 20:36
수정 2021-04-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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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액 29.8% 늘어 1조 4991억
영업이익은 되레 1% 쪼그라든 2888억

비대면시대 IT업계 급성장… 인재 쟁탈
연봉·인센티브 인상 경쟁에 ‘발목’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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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지난 1분기 신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음에도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네이버를 비롯해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최근 벌어진 ‘연봉·인센티브 인상 경쟁’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네이버는 연결기준 1분기 매출이 1조 499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29.8% 늘었다고 29일 밝혔다. 하지만 영업이익에서는 288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2918억원)에 비해 오히려 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이 악화된 주된 요인으로는 인건비 상승이 꼽힌다. 지난해 네이버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식보상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비용이 1조 2102억원으로 40.3% 늘었다. 2019년 이후 3년간 매년 전 직원에게 1000만원 상당(당시 77주)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했으며, 특히 2019년에는 근속연수당 2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일회성으로 추가 지급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일부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제 주식보상을 시작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가상승 이후 기존에 부여했던 주식보상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올해 스톡옵션뿐 아니라 스톡그랜트(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인센티브)도 있기에 전체적으로 비용이 증가할 예정”이라여 “주식보상 비용만 놓고 보면 전년도 비용보다 전체적으로 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 상승은 IT업계 전반이 겪고 있는 일이다. 비대면 서비스가 각광을 받자 각사별로 신입사원 초봉과 임직원 연봉을 일괄적으로 올리면서 ‘인재 쟁탈전’이 벌어진 것이다. 연봉 인상이 없던 회사라 할지라도 성과급을 두둑히 챙겨주거나 신입·경력 직원들을 가리지 않고 적극 채용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것이 결국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2017년에 4030억원이었던 카카오의 인건비는 매년 14.5~35%씩 가파르게 성장해 올해는 1조 172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7134만원이었던 평균 연봉도 3년 사이 51% 늘어나 지난해 1억 800만원을 기록했다. 주요 게임사 중에는 엔씨의 연간인건비가 2019년에는 5725억원이었는데 2020년에는 7362억원으로, 넷마블은 4202억원이던 것이 4708억원, 펄어비스는 1202억원이 1267억원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IT업계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에 높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지만 언젠가 업황이 얼어붙으면 인건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회사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21-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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