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부담 돼도 ‘안정’ 방점… 홍라희 ‘균형추’로

상속세 부담 돼도 ‘안정’ 방점… 홍라희 ‘균형추’로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1-05-02 18:00
수정 2021-05-0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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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생명 지분 안받고 이재용에 몰아줘
전자·물산·SDS 영향력 행사 발판 마련
李부회장 중심 그룹 지배구조 강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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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영결식 참석하는 삼성 일가
이건희 회장 영결식 참석하는 삼성 일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비공개로 열린 가운데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하고 있다. 2020.10.28 사진공동취재단
삼성 일가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지분 상속이 일단락된 가운데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가 된 부인 홍라희씨가 향후 가족 내 안정을 책임질 균형추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삼성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 내용을 보면 삼성전자의 경우 홍씨는 7709만 1066주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5539만 4046주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5539만 4044주씩 이 회장 지분을 상속받았다. 배우자인 홍씨는 9분의3을, 자녀들은 9분의2씩 주식을 나누는 법정 상속비율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반면 홍씨는 자녀들과 달리 삼성생명 지분은 상속받지 않았다. 대신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삼성생명 지분 절반이 이 부회장에게로 가며 그의 삼성전자 경영권은 한층 강화됐다. 이에 재계에서는 홍씨가 삼성생명 지분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홍씨는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를 단단히 하는 데 역할을 했고 그 대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지분은 법정 비율에 따라 자녀들보다 더 많이 상속받았다. 홍씨는 상속 전까지 삼성물산과 삼성SDS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번 상속을 통해 향후 계열사들의 경영 이슈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특히 가장 중요한 삼성전자의 개인 최대주주가 돼 이 부회장과 함께 외부의 경영권 위협에 맞설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홍씨의 주식 지분이 이번 이 회장의 사례처럼 향후 자녀들의 상속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삼성 일가는 먼 미래보다는 그룹을 둘러싼 당장의 안정을 꾀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부진·서현 자매의 경우 삼성생명 외에 나머지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에 따라 물려받아 배당소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보게 됐다. 법정 상속비율을 따르며 향후 상속 재산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도 최소화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1-05-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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