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재외공관 ‘서비스’ 환골탈태하라/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재외공관 ‘서비스’ 환골탈태하라/김미경 정치부 기자

입력 2011-03-14 00:00
수정 2011-03-14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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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서비스’ 몇번 했어요?” “세번이요, 주로 아시아와 유럽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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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정치부 기자
김미경 정치부 기자
‘서비스’는 외교통상부 내에서 통하는 은어로, 본부 근무를 하다가 재외공관으로 발령이 나면 ‘서비스하러 나간다.’고 표현한다. 외교관들은 재외공관 근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를 하는 마음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위 험지 근무 시에는 근무수당도 더 받는다.

그러나 이번 ‘상하이 스캔들’을 보면서, 재외공관의 ‘서비스’가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국민을 위해 ‘서비스’를 하겠다는 자세는 온데간데없고, 현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비자를 부정 발급하고 그 과정에서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된 것이다.

외교부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보낸 비외교관 출신 특임공관장의 리더십 부재와, 외교부가 아닌 법무부·지식경제부 등 다른 부처에서 나간 ‘주재관’들의 근무기강 해이 등이 문제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외교부 출신 공관장 및 직원들의 공금 횡령 등 비리행위나 스캔들 등도 자체 감사 등을 통해 발각된 것이 매년 수십건이나 된다. 이번 사건이 특임공관장과 주재관의 문제라고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외교부 스스로가 나서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특임공관장의 자질과 주재관의 자세 문제가 지적된 것도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제도적·구조적 이유로 특임공관장과 주재관을 없앨 수 없다면 선발과 배치, 평가까지 모든 과정을 엄격하게 강화해야 한다.

그동안 외교부는 특임공관장에 대해 허술한 선발과정을 적용, 문제가 생기면 “청와대에서 뽑으라고 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주재관에 대해서도 “공관 업무에 대한 인사평가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통제 밖”이라며 남의 식구 대하듯 한 것이 사실이다.

외교부는 이참에 재외공관의 근무기강 및 서비스 정신을 제고하기 바란다. 이런 상황에서 인력·예산 확충 타령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chaplin7@seoul.co.kr
2011-03-1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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