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애인 최고 복지는 일자리’ 실천 뒤따라야

[사설] ‘장애인 최고 복지는 일자리’ 실천 뒤따라야

입력 2011-04-19 00:00
수정 2011-04-1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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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자립 의지가 있고 일할 수 있는 분(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라고 밝혔다. 지당한 얘기다. 하지만 내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나온 대통령의 언급이 매년 이맘때면 장애인에게 던지는 덕담에 불과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장애인 고용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말잔치로 끝난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공공기관과 기업의 장애인 고용률 통계가 이를 말해준다. 현재 50인 이상 민간기업과 정부·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각각 2.3%와 3%다.

하지만 이들 기관은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올해 의무고용률 통계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최근 몇년 통계만 보더라도 장애인 의무고용률이 허울뿐이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민간기업들은 2001년 이후 의무고용률을 꾸준히 높여 0.79%에서 지난해에는 1.84%로 높아진 반면 공공기관은 1.84%에서 2.11%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사실이다. 공공기관이 장애인 고용에 더 소극적이라는 얘기다. 정부 부처는 더 한심하다. 2009년 46개 정부중앙행정기관 가운데 9개 기관은 아예 장애인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았다. 국가보훈처가 의무고용률 5.95%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특채 논란을 벌인 외교통상부는 0.84%로 최하위였다. 교육과학기술부 등 9개 기관이 1%대로 저조한 장애인 고용률을 보였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법을 무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장애인의 일자리 문제는 약자를 위한 시혜적인 차원에서 볼 문제가 아니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들이 취업에 있어서 차별 받아서는 안 된다. 지난해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를 보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확연히 드러난다. 전체 청년 실업률은 6.4% 수준이었지만 장애인 청년 실업률은 13%였다.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서라도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할 젊은 장애인들이 사회적 편견에 막혀 집에서 놀고 있는 것이다. 일하는 장애인들이 주로 저임금 일자리에 몰려 있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장애인을 계속 뒤로 제쳐 놓는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 장애인·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려는 우리 모두의 실천이 필요한 때다.
2011-04-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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