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서가 나올까 봐 걱정입니다.”, “그래도 역시 (검찰보다는) 경찰이 더 믿을 만하다는 것 아닐까요.”
‘통합진보당 홈페이지 해킹’ 수사에 나선 경찰청 관계자들의 농담 섞인 말들이다. 사건을 놓고 경찰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당초 사건 자체가 검찰로 가느냐, 경찰로 가느냐를 두고 의견도 분분했다. 경찰 내에서도 영등포경찰서가 맡을지, 서울경찰청이나 경찰청이 전담할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던 터다. 결국 ‘뜨거운 감자’는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로 넘어왔다.
이 장면이 ‘데자뷔’처럼 겹쳐지는 것은 왜일까. 불과 넉달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으로 마비된 사건과 유사한 까닭이다. 특정 정당이 관련돼 있다는 점도, 사이버 테러라는 점도,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모두 닮았다. 그러나 걱정 어린 시선도 적잖다. 경찰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만큼 수사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를 상정해서다. 디도스 사건은 검찰에서도 경찰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팀은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며 핏대를 올렸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만큼 의혹을 씻어내기엔 부족했던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마침 22일 최구식 전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였던 공모(28)씨 등 관련자들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모한 적은 없다.”고 강변했다. 말 그대로 “취중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는 것이다. 뒤집어 보면 기대도 자못 크다. 청와대 행정관 동석 등 소소한 사실을 숨겼다가 ‘은폐론’에 휘말리고, 일부 피의자의 신원공개를 꺼려 질타를 받았던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으면 새로운 면모를 보일 수 있다. 경찰 수사력을 재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예상과 달리 단순 사건일 수도 있다. 디도스 사건처럼 ‘윗선’의 개입 없는 개별 행동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론’이 같을 수는 있어도 ‘결말’은 달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긍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수사를 주문하는 것이다. 해킹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다.
white@seoul.co.kr
백민경 경제부 기자
이 장면이 ‘데자뷔’처럼 겹쳐지는 것은 왜일까. 불과 넉달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가 디도스 공격으로 마비된 사건과 유사한 까닭이다. 특정 정당이 관련돼 있다는 점도, 사이버 테러라는 점도, 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도, 모두 닮았다. 그러나 걱정 어린 시선도 적잖다. 경찰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만큼 수사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를 상정해서다. 디도스 사건은 검찰에서도 경찰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팀은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며 핏대를 올렸었다. 하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만큼 의혹을 씻어내기엔 부족했던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마침 22일 최구식 전 한나라당 의원의 비서였던 공모(28)씨 등 관련자들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공모한 적은 없다.”고 강변했다. 말 그대로 “취중에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는 것이다. 뒤집어 보면 기대도 자못 크다. 청와대 행정관 동석 등 소소한 사실을 숨겼다가 ‘은폐론’에 휘말리고, 일부 피의자의 신원공개를 꺼려 질타를 받았던 전례를 반면교사로 삼으면 새로운 면모를 보일 수 있다. 경찰 수사력을 재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예상과 달리 단순 사건일 수도 있다. 디도스 사건처럼 ‘윗선’의 개입 없는 개별 행동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론’이 같을 수는 있어도 ‘결말’은 달랐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긍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수사를 주문하는 것이다. 해킹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다.
white@seoul.co.kr
2012-02-2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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