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빛 발견] 올려라 올려라 우리말샘/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올려라 올려라 우리말샘/이경우 어문팀장

이경우 기자
입력 2016-10-12 22:16
수정 2016-10-1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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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은 물을 모아 놓은 곳이다.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진다. 샘은 물이 나오는 곳이다. 자연이 만든다. 샘물은 멈추지 않고 계속 솟는다. 고여 있지 않으니 같은 물이 아니라 항상 새 물이다. 그래서 샘은 새롭고 끊임없이 살아 있다는 의미를 전한다.

말도 그렇다. 사람 사이에서 끝없이 생겨난다. 그런 점에서 사람 사이는 또 다른 자연이다. 기존의 말들도 상황에 따라 뜻이 변하며 의미를 덧붙여 간다. 시간과 공간이 달라질 때 뜻빛깔을 달리하기도 한다.

지난주 ‘우리말샘’이라는 국어사전이 선을 보였다. ‘사전’이라 하지 않고 ‘샘’이라 했다. ‘말샘’인 셈이다. 시대의 변화, 말의 변화, 말이 생겨나는 환경의 변화 같은 여러 사정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결과를 내놓았지만 진행 중인 사전이기도 하다. 끝없이 잇고 기워 나가는 편찬 방식을 택했다. 사전 전문가들만 참여하지 않는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자는 식이다. 종이사전이 아니라 웹사전이다. 누구나 ‘우리말샘’의 ‘집필 참여하기’에 들어가서 어휘를 등록하고 뜻풀이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뒤에 감수를 하게 된다.

‘우리말샘’은 국가가 만들어 가는 국어사전이다. 양도 만만치 않다. 약 100만 개의 어휘를 담아 출발했다. 어휘 수가 많은 건 반길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더 좋은 사전에 대한 대중의 간절함이 깊고 크다. 더 쉽고 선명하고 정확하고 풍부하길 바란다. 국어사전을 찾는 이들의 희망이다. 모두의 힘이 있어야겠지만, 제대로 된 관리는 더욱 필요하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2016-10-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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