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식탁까지 올라온 방사능 면밀히 대비하라

[사설] 식탁까지 올라온 방사능 면밀히 대비하라

입력 2011-04-14 00:00
수정 2011-04-1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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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불안은 식탁에까지 올라왔다. 일본 원전사고 이후 막연하지만 찜찜했던 먹거리 불안이 국내산 농산물에서도 방사성물질이 검출됨으로써 현실화됐다. 더욱이 익히지 않은 채 먹는 상추, 아기들 이유식에 들어가는 시금치 등에서 방사성물질이 나왔다는 점에서 국민의 체감 불안은 간단치가 않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그제 제주산 상추와 경남 통영과 남해산 시금치에서 요오드와 세슘 등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는 비가 내린 후 방사성물질이 검출될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실시됐다. 34개 시·군에서 재배 중인 노지 채소류 40건 중 3건에서 ‘미량’의 방사성물질이 나왔다는 것이다. 걱정하지 않을 만큼 적은 양이라는 점에선 분명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믿고 흔쾌히 상추쌈을 먹을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방사성물질 검사 대상 품목을 늘리거나 지역을 확대할 경우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금치를 매일 50g씩 60년을 먹어도 흉부 엑스레이 촬영을 1회 한 것과 같은 정도”라는 말로만 국민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미 국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으나 며칠 만에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수·축산물의 방사성물질 검사를 대폭 확대하고 검사 결과를 한점 의혹 없이 알려야 한다. 그리고 현재 일본 일부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는 식품 수입 중단을 일본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40여개 국가가 일본식품 수입을 중단하거나 검역을 강화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국민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불안을 증폭시키며 우왕좌왕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식탁에까지 올라온 방사능에 대한 우려를 무시도 과장도 하지 말고 면밀히 대비하기를 다시 한번 당부한다.
2011-04-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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