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심 가르치려 말라”는 청년 비판, 정치권 새겨들어야

[사설] “민심 가르치려 말라”는 청년 비판, 정치권 새겨들어야

입력 2021-05-18 20:24
수정 2021-05-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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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그제 열린 ‘성년의 날’ 초청 간담회에서 20대 청년들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에게 “요즘엔 더불어민주당 지지하느냐가 (청년을) 더 비하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각종 비리가 생기면 네 편 내 편 없이 공정하게 처리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내로남불’ 행태를 비판했다. 20대 청년들이 여당을 향해 또 쓴소리를 쏟아낸 것이다. 청년들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고졸 세계여행비 1000만원’, 이낙연 전 대표의 ‘군 제대 시 3000만원 사회출발자금 지급’ 발언 등에 대해서도 “더이상 이런 공약에 속아서 표를 주지 않는다”고 했다. “20대가 원하는 공정은 결과적 공정보단 절차적 공정이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무엇보다 “민심을 받아들여야지 가르치려고 하면 안 된다”는 발언은 간담회 참석자들을 가장 뼈아프게 했다고 한다.

앞서 이달 초 민주당 내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주최했던 20대 청년 초청 간담회에서도 청년들의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었다. 당시 참가자들은 군 복무자 채용·승진 시 가산점 부여, 가상화폐 소득세 부과 보류, 종합부동산세와 보유세 완화 방안 등 여당이 4·7 재보궐선거 이후 쏟아낸 각종 대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여당이 등을 돌린 20대 남성의 표심을 다시 잡고자 실현 가능성도 따져 보지 않은 정책들로 실정을 감추려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두 차례의 간담회에서 보듯 정치권을 향한 청년의 시선은 곱지 않다. 더는 사탕발림식 선심성 공약으로는 표심을 얻을 수 없다는 강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만으로 젠더 문제 등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정책들에도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민심을 가르치려고 하면 안 된다”는 말은 ‘정의’니 ‘공정’이란 말로 자기 편을 정당화하려 하지 말라는 뜻 아닌가. 여당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새겨들어야 한다.

2021-05-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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