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참모진, 탕평·통합 위해 ‘직언’할 수 있어야

[사설] 대통령 참모진, 탕평·통합 위해 ‘직언’할 수 있어야

입력 2025-06-08 23:29
수정 2025-06-0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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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무,홍보,민정 수석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정무수석, 강 비서실장, 오광수 민정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무,홍보,민정 수석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정무수석, 강 비서실장, 오광수 민정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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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보소통수석에 이규연 전 JTBC 대표, 민정수석에 오광수 변호사를 임명했다. 정무수석에 원내대표와 4선 출신을, 민정수석에 범여권 일각의 우려에도 검사장 출신의 특수통을 기용한 뜻은 분명해 보인다.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대국회 소통과 사법·검찰 개혁을 강화하겠다는 통합과 실용의 인사 기조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에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 경제성장수석에 하준경 한양대 교수, 신설된 재정기획보좌관에 류덕현 중앙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해 온 인물들로 성장에 방점을 찍되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 실장을 통한 경제 전반의 안정적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실장에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국가정보원장에 남북관계를 중시하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기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급변하는 경제·안보환경에 균형감 있게 대처하겠다는 포석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첫 인사가 실효를 거두려면 전제가 있다. 불편하더라도 참모진이 직언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 앞에 놓인 가장 치명적 허방은 ‘독선’이라는 우려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거대 여당은 원내대표와 당대표 경선에도 권리당원들 의사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의중을 싣는 장치로 자칫 이 대통령 입김대로 당이 움직이는 일극체제로 굳어질 수 있다. 야당은 지리멸렬하고, 사법부와 헌법재판소도 국정수행에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지근거리의 참모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국정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대통령의 독선·독주에 대한 내부견제 장치가 고장 났던 과거 정권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참모들 직언에 귀를 열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선행돼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2025-06-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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