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맘대로 감기? /진경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맘대로 감기? /진경호 논설위원

입력 2010-03-08 00:00
수정 2010-03-08 01: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그곳이 단골이 된 이유는 머리 잘 깎는 것 말고 따로 있다. 눈인사나 말 한마디에도 늘 고객을 앞에 둔다. 나설 때면 잘려나간 머리카락 이상으로 마음의 찌꺼기를 덜어 낸 느낌을 갖게 한다. 머리뿐 아니라 마음까지 개운하게 만드는 것이다.

웃음기 가득하던 스태프의 낯빛이 어둡다. 감기가 들었단다. 그래? 감기 좀 들었다고 시무룩? 아니다. 감기 걸렸다고 직속상관 헤어디자이너에게 야단맞았다는 것이다. 아니, 누군 감기 걸리고 싶어 걸리나? 그게 야단칠 일? 한데 이 야멸찬 디자이너 말은 달랐다. 감기, 걸려선 안 된다. 감기 걸리면 표정이 어둡고, 그런 모습은 고객 마음까지도 어둡게 한다. 그리고 그런 걸 따지기 전에 감기가 들도록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헤어디자이너로, 만족을 파는 서비스업 종사자로서 성공할 수 없음을 스태프가 깨달아야 한다.

하루 10시간을 서서 일하는 고단함 속에서도 미소를 내려놓지 않던 힘을, 그렇게 문득 봤다. 그 사람 인기 없겠다고? 그곳의 스태프 서른 명이 못 배워서 안달이 난, 프로페셔널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2010-03-0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