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가족 밴드/이용원 특임논설위원

[길섶에서] 가족 밴드/이용원 특임논설위원

입력 2011-05-15 00:00
수정 2011-05-1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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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형과 매부랑 셋이서 술 한잔 할 때였다. 매부가 느닷없이 말을 꺼냈다. “형님들 내년 4월 장모님 생신 때는 가족밴드가 등장할 겁니다. 공연할 만한 장소나 준비해 두세요.”라고 큰소리를 쳤다.

뭔 소린가 싶어 물었더니 요즘 그 집 식구 모두가 악기를 하나씩 한다는 것. 두어 달 전부터 매부는 트럼펫을, 여동생은 드럼을 배우고 있단다. 또 딸 셋 가운데 피아노를 잘 치는 맏이는 새로 기타학원에 다니고 피아노는 대신 막내가 책임진다고 했다. 둘째야 어차피 성악과 재학 중이니 따로 공부할 필요도 없을 테고.

가만 있자, 딸네 집에선 가족이 총동원돼 공연을 준비한다는데 아들인 나는 뭘 해야 해. 잠깐 고민했지만 해답은 뻔했다. 역시 나는 보컬을 맡아야겠군. 그럼 한동안 끊었던 노래방 출입을 다시 시작해? 생각하다가 맞은편에 앉은 형과 눈이 마주쳤다. 씩 웃는 모습이 “보컬은 내 담당이니 넘보지 마.”라는 통보였다. 에고, 그럼 나는 백댄서나 해야 되나 보다. 이참에 아내랑 춤이나 배우러 다녀?

이용원 특임논설위원 ywyi@seoul.co.kr
2011-05-1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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