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생삼부/주병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인생삼부/주병철 논설위원

입력 2012-02-01 00:00
수정 2012-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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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삼락(人生三)이란 게 있다. 맹자의 행복한 인생론을 일컫는 말로 첫째는 부모가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가 아무 일 없이 건강한 것, 둘째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럽지 않고 땅을 내려보아 남에게 창피하지 않게 사는 것, 셋째는 천하의 똑똑한 영재를 모아 그들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즐거움을 얻기가 쉽지 않지만 누구나 꿈꾸는 일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인생삼부라는 게 생겼다고 한다. 평생을 두고 ‘공부’하는 것, 돈을 많이 벌어 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것, 그리고 ‘아부’를 잘하는 것이란다.

공부하고 기부하는 것은 귀감이 될 말이지만 아부를 잘하라니. 인생삼부를 꺼낸 지인은 이렇게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아부는 ‘남의 비위를 맞춰 알랑거림’이란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을 열심히 칭찬하고 삶의 의욕을 복돋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긴 우리나라 말은 누가, 어떤 의도를 갖고 말하느냐에 따라 뉘앙스는 하늘과 땅 차이다. 지인이 던진 아부의 또 다른 의미가 묘한 여운을 남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2-02-0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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