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통증/박찬구 논설위원

[길섶에서] 통증/박찬구 논설위원

입력 2014-09-02 00:00
수정 201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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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어떻게 이 지경이 되도록 내버려뒀어요.”, “아, 네, 겁도 나고 바쁘기도 해서….”

나이 지긋한 치과의사와 내 치아와의 전쟁은 6개월 남짓 이어졌다. 임플란트에 교정까지, 마무리단계다. 20대 때 앞니 쪽에 씌운 브리지가 한참 수명을 넘긴 탓이다. 통증으로 왼쪽 정수리 신경까지 욱신거리던 터였다.

통증의 기억은 쉬 사라지지 않는다. 심리적 통증이랄까. 혀끝으로 치료 부위를 더듬기도 하고 딱딱한 음식이면 어금니로 가져간다. 이빨은 고통을 주고 나서야 귀한 대접을 받는다. 치간 칫솔과 구강액은 필수품이 됐다.

아찔한 통증은 이전에도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 직전 친구들과 계단에서 뛰어내리기 경쟁을 하다 오른쪽 정강이뼈가 계단 턱에 부딪혔다. 석고 붕대를 한 채 울다 잠들었다. 몇 년 전에는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쳐 한동안 거동이 힘들었다. 다리를 다치고 난 뒤 계단에서는 한눈을 팔지 않게 됐고 틈만 나면 걷는 습관이 생겼다.

통증은 치유와 변화의 자극이 된다. 사사로운 개인의 일상이려니 넘기면서도 공동체에 묻게 된다. 과연 우리 사회는 통증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가.

박찬구 논설위원 ckpark@seoul.co.kr
2014-09-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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