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코스피 3000은 거품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코스피가 그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저평가돼 있었다고 반박한다. 거품인지 아닌지는 늘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단기간에 너무 급속히 올랐다는 점과 실물 경제가 좋지 않다는 점, 과도한 유동성을 생각하면 거품인 것도 같고, 세계 10위권인 우리 경제의 저력과 4차 산업혁명 업종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대세 상승의 초입 같기도 하다.
주식 투자는 투자가 아니라 합법적 도박이라고 폄훼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부동산 투기보다는 낫다는 평가가 많다. 부동산에 들어가는 돈은 환금성이 낮고 대출에 묶인 사람들이 소비를 줄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반면 주식 수익은 돈으로 쉽게 바꿔 소비로 전환되기 쉽고 주식 투자는 기업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다. 국민 개개인에게 주식 투자는 경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유대인은 아이들에게 생일 선물로 주식을 사 준다고 한다.
숱한 전문가의 조언 중에서 가장 귀에 들어오는 것은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기업을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자를 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예컨대 어느 백화점의 주식을 샀다면 그 백화점에 들어갈 때마다 주인 같은 뿌듯함을 느끼라는 것이다. 그런 마인드로 주식을 산다면 그 회사에 관심이 생겨 이모저모 알아보게 되고 책임 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 사람은 단타 매매에 연연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주식 투자는 사랑과 메커니즘이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연인을 알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지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단물만 빨아먹고 버리는 사람이 있다. 어쩌면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해 본 사람만이 주식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carlos@seoul.co.kr
2021-01-07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