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잡은 카다피…리비아 민주화 좌초하나

승기잡은 카다피…리비아 민주화 좌초하나

입력 2011-03-14 00:00
수정 2011-03-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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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위부대 브레가 장악, 반정부군 비행금지구역 호소

한달째로 접어들고 있는 리비아의 유혈사태가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 친위부대의 ‘대반격’으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이달초까지만 해도 동부 벵가지를 근거로 한 반(反)정부군이 수도 트리폴리 인근까지 진격하는 등 승기를 잡으면서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으나 최근 친위부대가 강력한 공군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면서 이제는 오히려 반정부 세력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튀니지와 이집트의 장기독재를 종식시킨 중동의 민주화 열기가 꺼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리비아 정부군 대변인인 밀라드 후세인 대령은 13일 “정부군의 공격으로 테러리스트들이 도망가고 있다”면서 “자위야, 라스라누프, 브레가 지역을 장악했고, 나머지 지역의 해방을 위해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군은 이날 군함과 탱크, 전투기 등을 총동원해 반정부군에 대한 무차별 폭격에 나섰으며, 이에 따라 반정부군은 브레가에서 동부 아즈다비야 방향으로 퇴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 정권에서 내무장관을 지내다 최근 사임하고 반정부 세력을 주도하고 있는 압델 파타 유니스 전 장관은 “아즈다비야는 동쪽으로는 벵가지, 남쪽으로는 토브루크로 향하는 요충지”라면서 “반드시 이를 지킬 것”이라고 말해 아즈다비야까지 물러났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반정부군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에 대해 비행금지구역을 하루빨리 설정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태여서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한 반정부군 관계자는 “카다피군은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기 전에 승기를 잡기 위해서 대규모 폭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카다피 국가원수는 이날 러시아, 중국, 인도 대사들과 만나 리비아 석유산업에 투자할 것을 촉구했다고 국영방송이 보도해 벌써부터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처럼 지난 15일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내전에서 정부군이 점차 우세를 점하자 일각에서는 카다피 국가원수가 반정부군에 가담한 인사들을 대거 처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월간지 ‘코멘터리’는 이날 “카다피가 이기면 어떻게 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카다피 국가원수가 더 비열하고 고립되면서 무자비한 복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예멘과 바레인 등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해 수백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중동 사태가 또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이날 수도 리야드에서 구금자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모로코에서도 수백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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