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 있던 오빠 바지서 방사능 도쿄사람들 위해 우리가 왜 고통”

“피난처 있던 오빠 바지서 방사능 도쿄사람들 위해 우리가 왜 고통”

입력 2011-03-16 00:00
수정 2011-03-1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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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은 눈에 안 보이니까 스트레스가 정말 엄청납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반경 20~30㎞ 내에 정부가 설정한 옥내 대피지역. 아직 대피지시는 내려지지 않았지만 스스로 피난하는 사람들이 잇달아 거리는 한산해졌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불안에 떨며 “한 시간이라도 빨리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듯이 말했다.

“원래 열대여섯 채의 가옥이 있던 주택가인데 세 채밖에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북쪽으로 약 20㎞ 떨어진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시에서 노인보호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주민(63·여)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십여명의 노인들을 가정에 데려다 준 후에 피난을 했지만 남아 있는 이용자들이 걱정돼 다시 돌아왔다. 14일에는 노인 두 명의 집을 방문했지만 15일에는 옥내대피지시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피난처에 있던 오빠는 바지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 전기와 수도는 사용할 수 있지만 휴대전화는 전자메일밖에 이용할 수 없다. 구조의 손길은 아직 없다. “원자력 발전은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재해 후) 주변 사람들은 ‘왜 도쿄 사람들을 위해서 우리가 이걸 받아들였지’라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원자력 발전소 서쪽에서 약 30㎞ 떨어진 곳에 있는 후쿠시마현 다무라시의 한 여관에는 원자력 발전소의 근처에서 피난 온 주민 4명이 숙박하고 있다. 여주인(57)은 석유를 사기 위해 근처 주유소에 갔지만 피난민들의 차량들이 길게 늘어 서 있어 그냥 돌아왔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약 37㎞ 떨어진 대피구역 밖에 있는 다무라시 후네히키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한 주민(46)은 “재해 피해자를 위해 가게를 열고는 있지만, 정부나 도쿄전력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도 좋을지 모르겠다.”며 “다음날 가게를 열 수는 있을지, 대피하는 편이 나을지 잘 모르겠다.”며 불안해했다.
2011-03-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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