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자 “韓, 어민에 무조건 무기쓰면 안돼”

中당국자 “韓, 어민에 무조건 무기쓰면 안돼”

입력 2012-01-06 00:00
수정 2012-01-06 11:2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한국 치안 주권 포기 무리한 요구” 비판

중국 외교부의 아시아 담당 핵심 당국자가 한국 측이 중국 어민에 무조건 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되다는 무리한 주장을 하고 나섰다.

서해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해경 대원이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민이게 흉기로 살해당한 사건 후 중국이 외교 경로를 통해 ‘총기 사용 남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무기 사용의 완전한 금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6일 경화시보(京華時報)에 따르면 외교부 아주사(司.사는 한국의 국 해당) 뤄자오후이(羅照輝) 사장은 전날 인민일보 인터넷 사이트인 인민망(人民網)이 마련한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한국이 문명적인 법 집행을 할 것과 어떤 상황에서도 중국 어민에게 무기를 사용해 대처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뤄 사장은 한국이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면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선하기로 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네티즌의 질문에 “중국 어민의 권리와 이익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책임으로 이런 사건에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뤄 사장은 “한국 해경의 사망은 유감이지만 이는 어업 질서에 관련한 개별 사안으로 정치화돼서는 안 되고 양국 관계의 큰 틀에 영향을 끼쳐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어떤 경우에도 무기를 쓰지 말라는 뤄 사장의 발언은 치안 질서 유지권이라는 타국의 핵심 주권을 포기하라는 요구나 마찬가지여서 고위 외교 당국자의 말로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중 한국 대사관도 즉각 뤄 사장의 발언에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주중 대사관의 핵심 관계자는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뤄 사장이 우리 해경의 총기 사용 지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무리 어민이라도 흉기를 들고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에게 저항하는 순간에는 ‘비무장 어민’으로 간주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도 과거 남중국해 등지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타국 어민에게 총기를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조건 총기를 쓰지 말라는 발언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의 해양경찰관 고 이청호 경장이 살해당한 날 유감 표명 없이 자국 어민의 합법적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가 한국 국민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다음 날에야 ‘유감 표명’을 내 놓았다.

중국은 자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로 한국과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문명적인 법 집행’을 요구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중 고위급 전략대화에서는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비롯한 중국 대표단이 한국 측으로부터 불법 조업 근절 대책을 설명듣고 총기사용이 남용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정치적 이슈에 대한 연예인들의 목소리
가수 아이유, 소녀시대 유리, 장범준 등 유명 연예인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대한 지지 행동이 드러나면서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목소리는 내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연예인도 국민이다. 그래서 이는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
대중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