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중저가 제품 ‘짝퉁’ 성행…경제난 탓

美에 중저가 제품 ‘짝퉁’ 성행…경제난 탓

입력 2012-02-05 00:00
수정 2012-02-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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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훈 특파원= 동남아시아 국가 노점상에서나 볼 수 있는 중저가 ‘짝퉁’이 요즘 미국에도 넘쳐나고 있다.

가짜 제품이라면 프라다, 구찌, 루이뷔통 등 고가 명품이던 미국 대도시 도심 상가에 갭, 디키스, 반스 등 중저가 브랜드 짝퉁 제품이 팔리고 있다고 4일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LAPD) 경제범죄 전담반 매튜 세인트피어 경위는 “로스앤젤레스 도심 상가에서 10달러짜리나 15달러짜리 짝퉁 티셔츠는 없었는데 요즘은 쉽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

고급 백화점에서 팔리는 제품이 아닌 대형 양판 매장에서 내놓는 중저가 티셔츠, 바지, 속옷, 신발 등도 가짜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중저가 의류 브랜드 짝퉁이 늘어난 것은 경제난 때문이다.

명품은커녕 중저가 브랜드조차 정품을 사 입기 버거운 사람들은 짝퉁이라도 사서 입겠다는 생각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포댐대학 패션 관련 법률 연구소 수전 스캐피디 교수는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 도심 쇼핑가에서 정품 가격이 7달러50센트인 빅토리아 시크릿 속옷 짝퉁을 2달러에 샀다는 미라벨 바르가스(29)는 “품질도 나쁘지 않고 가격은 아주 싸다”면서 “이곳에 오면 짝퉁을 쉽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명품 고가 브랜드가 짝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도 가짜 제품 제조 업자들이 중저가 브랜드로 눈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지난해 토리 버치는 신발, 지갑, 액세서리 등 짝퉁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유통시킨 업자들을 상대로 1억6천400만달러짜리 소송을 제기했고 샤넬 역시 짝퉁을 판 인터넷 웹사이트 399곳을 고발했다.

브랜드 파워가 덜한 중저가 제품 제조업체들은 짝퉁을 단속할 여력이나 의지가 아무래도 덜하다.

짝퉁 제조 업자들에게도 고가 명품보다 중저가 브랜드가 수입이 더 짭짤하다.

소비자들이 100달러짜리 가짜 루이뷔통 핸드백을 살 때는 선뜻 지갑을 열지 않지만 15달러짜리 짝퉁 후드 티셔츠는 주저 없이 사기 때문에 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오랜 경제난이 미국 소비 시장에 짝퉁 범람이라는 반갑지 않은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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