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라큐스대 세미나 폐막..’남북회동’ 불발

美시라큐스대 세미나 폐막..’남북회동’ 불발

입력 2012-03-10 00:00
수정 2012-03-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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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키신저 별도 회동 눈길..”한국 당국자들과 대화 않으려는 기색”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 구축’을 주제로 미국 시라큐스대 행정대학원인 맥스웰스쿨과 독일의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공동주최한 세미나가 9일(현지시간)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세미나는 이날 마지막 토론주제로 ‘한반도에서의 평화체제 만들기-6자회담의 미래 의제’를 다뤘다. 남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 유럽연합(EU), 유엔 등의 정부ㆍ민간인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이와 함께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평화, 안보, 협력을 위한 비정부기구(NGO)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특별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보 협력을 위한 관련 당사국간 신뢰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튜어트 도손 맥스웰스쿨 한반도문제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세미나를 정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각국의 참가자들이 모두 솔직하고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했으며, 분위기가 매우 우호적이었다”면서 “향후 이 지역의 평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작은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관심을 모았던 남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간 회동은 끝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의나 오찬장에서 자리를 함께 하긴 했으나 내용있는 얘기를 전혀하지 못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측 인사들은 한국측 민간 전문가들과는 자연스럽게 얘기도 하고 편하게 대했으나 정부 당국자들과는 얘기하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면서 “심지어 한국 정부대표들과는 기념사진도 찍지 않으려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측의 ‘냉랭한’ 반응은 최근 악화되고 있는 남북 관계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인천의 한 부대에 걸린 김정일ㆍ김정은 부자를 비난한 구호를 문제삼아 연일 한국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이날 세미나가 끝난 뒤 10일에는 미국외교정책 전국위원회(NCAFP) 관계자들과 면담한 뒤 워싱턴DC로 이동해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동할 계획이다.

북한의 리용호 부상은 세미나 도중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과 행사장 밖에서 별도의 회동을 갖고 북핵 문제와 한반도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리 부상은 10일 NCAFP 주최 간담회에 참석해 북미관계 등을 놓고 미국 전문가들과 토론을 하며 오는 12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리 부상은 이번 세미나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북미간 관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른바 ‘선(先) 북미관계 해결 후(後) 북핵 해결’이라는 새로운 북한의 협상방식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북한과 미국간 평화협정 체결을 향후 주요 의제로 내세우면서 이른바 ‘통미봉남(미국과만 대화하고 남측과는 대화하지 않는다) 전략’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회담을 갖고 남북관계의 개선이 없으면 북미관계의 근본적 개선이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3차 북미 고위급회담을 통해 대화의 여건이 조성되긴 했지만 향후 북미간 협상이 어떤 의제를 먼저 다루느냐를 놓고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6자회담에서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다루자는 북한의 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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