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춘잉 당선으로 中 영향력 확대될 듯

렁춘잉 당선으로 中 영향력 확대될 듯

입력 2012-03-25 00:00
수정 2012-03-2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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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국양제 변화없을 듯..정치·언론자유 위축 우려

차기 홍콩 행정장관으로 친중국파인 렁춘잉(梁振英·58)이 당선됨에 따라 기존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체제가 지속하는 가운데 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홍콩과 중국 간의 관계는 더욱 밀접해지겠지만 중국의 영향력 확대, 언론자유 위축 등에 따른 내부 불만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렁춘잉은 일국양제 체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중국 본토의 정책에 홍콩이 화답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인물이다. 현재에도 홍콩 경제, 정치, 사회 전반에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지만 앞으로 그가 홍콩을 이끄는 동안 마찰을 피하기 위해 중국의 입장을 수용하는 일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 당장 경제분야에서 중국 기업과 중국 자본의 홍콩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의 눈치를 보다보면 언론자유, 집회 및 시위의 자유 등 시민의 기본권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중국은 홍콩을 국제 금융도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지난해 홍콩에서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하는 등 지원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은 상하이 역시 국제금융도시이자 국제 위안화 금융상품 거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어서 중국의 대표 금융도시의 위상을 놓고 홍콩과 상하이 간의 마찰이 빚어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친중국파인 렁춘잉이 이끄는 홍콩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되고 있다.

렁춘잉은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서민지원, 공공주택 건설 확대 등의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런 공약은 일면 반재벌적 성향을 담고 있어 선거기간엔 중화권 최고부자인 리카싱(李嘉誠) 등과 반목하기도 했다.

렁춘잉은 공약 실천을 위해 최저임금 개선 등의 민생경제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렁춘잉의 이런 정책은 현재 중국 본토의 경제기조와도 유사해 중국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친서민 행보는 홍콩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부동산 재벌은 물론 재계 쪽의 저항을 불러 올 수 있다. 만일 부동산 재벌이나 재계의 저항이 커진다면 현재에도 성장률 둔화에 시달리는 홍콩의 경제전망도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렁춘잉은 홍콩의 상대적 빈곤지대인 구룡(九龍)지구와 신계(新界) 북부지역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갖고있다. 이를 통해 주택난도 완화하고 서민층의 생활불편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홍콩 서민들은 치솟는 부동산 값과 극심한 빈부격차에 따른 불만이 매우 커진 상태다. 이런 서민들의 불만은 중국 정부를 움직여 렁춘잉의 당선을 불러오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민생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렁춘잉의 의지가 제대로 실현된다면 중국과 홍콩의 일국양제는 더욱 효과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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