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사건 본질은 권력투쟁과 좌경화…마오쩌둥 같은 절대권력자 다시는 없을 것”

“보시라이 사건 본질은 권력투쟁과 좌경화…마오쩌둥 같은 절대권력자 다시는 없을 것”

입력 2012-05-29 00:00
수정 2012-05-2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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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밍 中인민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인터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에 대한 사건 처리가 정권교체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6~7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8일 중국인민대학교 정치학과 장밍(張鳴) 교수로부터 보시라이 사건이 권력투쟁과 막이 오른 중국 5세대 지도부로의 권력승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장 교수는 2008년 12월 중국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 등을 요구했던 ‘08헌장’의 서명인으로 중국 정치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음은 장 교수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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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밍 中인민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장밍 中인민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보시라이 사건의 본질은.

-직접적인 원인은 보 전 서기가 국가 지도자 자리를 가로채려 했고, 이를 위해 ‘충칭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사건의 본질은 부분적으로 권력투쟁의 결과다. 중국 사회의 이데올로기 문제도 있다. 좌경화 문제다.

→보시라이 실각은 향후 그가 중앙 정법위 서기가 되어 퇴임한 반대파를 숙청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시각도 있는데.

-중국 사정을 모르는 소리다. 중앙 정법위 서기는 당내 서열 9위로 생각만큼 권한이 크지 않다. 중국 사회는 아직 법치(法治)보다 당치(黨治)가 우위다. 중국에서 최대 권력은 군권(軍權)이다. 중국 정치 논리상 퇴임자를 건드리는 일은 없다.

→보시라이 사건이 향후 권력승계에 미칠 영향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던 좌파들을 진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소한 앞으로 차기 지도부가 될 사람들은 보처럼 권력을 도모하기 위해 ‘좌클릭’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매번 권력교체기마다 벌어지는 권력투쟁의 공통점은.

-권력투쟁 사실을 고도로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당의 단결을 강조한다. (공산당 기관지인)인민일보가 실각설이 나도는 저우융캉(周永康) 중앙 정법위 서기의 건재를 매번 확인해 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 저우융캉은 무사할 것인가.

-중국의 정치 논리는 일체 파격을 배제한다. 정치국 상무위원 임기를 마치고 무사히 내려올 것이다.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나.

-중국에는 이제 마오쩌둥(毛澤東)도 없고 덩샤오핑(鄧小平)도 없다. 과거처럼 말 한마디로 중국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자가 없는 무권위 시대다. 권력교체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말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군사위원회 주석직을 퇴임한 후 1~2년 뒤에 내줄 것이란 관측이 있는데 .

-아니다. 이르면 올 하반기 당 총서기직을 내줄 때 함께 승계시켜 줄 수도 있다. 권력에 집착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 사건은 살인·호화생활·자금 해외도피 등 추문으로 공산당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민심이반을 야기했는데.

-민심이 이반된 지는 오래다. 그렇다고 공산당의 위기까지는 아니다. 중국에는 여전히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아 정보 접근이 제한된 인구가 훨씬 더 많다. 또 공산당의 정통성을 믿는 사람들도 많다.

→보 사건이 중국의 정치 개혁을 가져올까.

-그렇다. 그러나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는 하향식의 개혁이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05-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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