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 “중국은 獨 나치”… 뿔난 中 “무지한 아마추어”

아키노 “중국은 獨 나치”… 뿔난 中 “무지한 아마추어”

입력 2014-02-07 00:00
수정 2014-02-07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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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비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국을 1차 대전 당시 독일에 비유한 데 이어 베그니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도 중국을 나치에 비유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6일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영유권 강화 행태를 독일 나치의 수법에 빗댄 것과 관련, “아키노 대통령은 역사와 현실에 무지한 ‘아마추어 정객’”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4일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영국 등은 히틀러를 달래 2차 대전을 막아 보려고 (옛 체코슬로바키아의) 주데텐란트를 독일에 줬지만 전쟁을 막지는 못했다”며 스스로를 강제로 영토를 내놓아야 하는 체코슬로바키아 지도자에, 중국을 영토를 강점하려는 나치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는 필리핀·중국 간 남중국해 영토 분쟁에서 필리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중국이 아키노 대통령의 발언에 발끈하자 필리핀 측은 정부 해명을 통해 “역사를 인용한 질문에 답한 것일 뿐 중국을 공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중국 외교가에서는 필리핀이 중국의 남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계획에 대한 미국의 자제 경고가 나온 상황을 틈 타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악마화한 것이라며 중·필리핀 관계도 중·일 관계처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본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으로 동중국해에 전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남중국해까지 전선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아 당장 문제 삼지는 않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은 ‘중국 굴기’(?起·우뚝 일어섬)를 완성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의 변경을 시도하고 있으며, 아직은 미국을 직접 상대하기 버거운 만큼 미국의 동맹으로 미국과 함께 ‘중국 억제’에 나서는 일본과 필리핀을 가격함으로써 미국의 세력을 약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지난해 3월 취임 뒤 주변 강화 전략에 따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을 대부분 방문했으나 필리핀은 가지 않았다.

앞서 아베 총리도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중국을 전쟁을 일으킨 독일에 비유한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4-02-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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