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7곳 폐쇄…세계문화유산 보로부두르사원도 출입 금지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東)자바주의 클루드 화산(1천731m)이 15일 사흘째 분출하면서 3명이 숨지고 10만명 이상이 대피했으며 국제공항 7곳이 폐쇄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대변인은 클루드 화산에서 7㎞ 떨어진 판단사리 마을에서 집과 담이 화산재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60대 여자 1명과 70대와 80대 남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분화구 주변 10㎞ 안에 있는 36개 마을의 주민 20여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10만명 이상이 주변 대피소로 피신했다.
BNPB는 화산의 분출이 매우 강력해 화산재와 자갈 크기의 분출물이 반경 18㎞까지 비 오듯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서쪽으로 200㎞ 이상 떨어진 중부 자바 족자카르타까지 화산재가 날아와 쌓이는 상황이다.
밤방 에러반 교통부 대변인은 화산재 때문에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화산재가 항공기 엔진에 미칠 위험을 우려해 수라바야와 말랑, 족자카르타, 솔로, 반둥, 스마랑, 칠라찹 등 국제공항 7곳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자바섬 중·동부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자카르타와 이들 지역의 주민들이 철도와 버스 등으로 몰리고 각종 농산물과 공산품 운송도 어려움을 겪는 등 교통·운송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중부 자바 족자카르타의 8∼9세기 불교유적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보로부두르 사원은 화산재 피해를 막기 위해 70여개 불탑(스투파)에 덮개를 씌우고 관광객 출입을 금지했다.
BNPB는 화산이 화산물질 수백만㎥를 뿜어낸 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으나 진동과 소규모 분출은 지속하고 있다며 언제 대형 분출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전날 조코 수얀토 정치법안보조정장관과 하타 라자사 경제조정장관, 나프샤 음보이 보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주민 안전 등 긴급 대응책을 논의했다.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화산대 위에 있는 인도네시아에는 130개의 활화산이 있으며,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지역에 가까운 클루드 화산은 대규모 폭발 시 큰 피해가 우려되는 화산으로 꼽혀왔다.
이 화산은 1568년 대규모 분출을 일으켜 1만여명이 숨지고 1919년에도 수천명이 숨지는 등 1500년 이후 여러 차례 분출해 1만5천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분출 때도 30여명이 숨졌고 2007년에도 분출한바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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