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성장한 적도기니 대통령 딸, 가디언과 인터뷰서 회고
북한 주민들은 25년 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에 자극받고 북한 정권도 개혁에 나설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톈안먼 사태 당시 북한에 유학 중이었던 적도기니 초대 대통령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의 막내딸 모니카 마시아스(42)는 4일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맞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회고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마시아스는 북한 주민들은 당시 톈안먼 시위 소식을 소문으로 전해듣고 크게 흥분했으나 민주화 요구 시위가 군대에 의해 무력 진압됐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시위 참가 학생들을 동정했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작년 한국에서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라는 책을 내기도 한 마시아스는 이어 톈안먼 사태 이후 북한 사회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평양에 있는 김일성대학 내에 민주 항의 운동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나타났다는 소문을 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요구를 하는 학생 규모는 톈안먼 시위 참가 학생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척 작았다고 한다.
16년간 북한에서 교육받은 뒤 스페인과 미국 뉴욕을 거쳐 2007년부터 한국에서 2년을 살기도 그는 평양 당국에도 변화가 왔다고 말했다.
북한은 톈안먼 사태 이후 외국 기업들이 평양 진출 허용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마시아스는 그 덕분에 자신도 한 북-일 합영회사에서 인턴을 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옛 소련이 해체되고 동구권이 붕괴되면서 많은 북한의 해외 유학생들이 귀국했다면서 그러나 그들은 유학 생활 중 보고 들은 것과 북한 현실이 다른 것을 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마시아스는 북한에선 관영매체를 통해서는 외부 소식을 접할 수 없지만 주민들 간에는 상당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주민들은 중국이나 러시아에 거주하는 친척 등을 통해 외부 소식을 전해듣고 이를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시아스는 평양에 유학 간 외국 학생들은 북한 학생들과 비교하면 많은 소식을 접하게 된다면서 이런 정보는 대부분 중국 학생들한테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가 너무 빨랐던 러시아식 개혁보다는 완만한 중국식 개혁이 성공적이라면서 북한이 이를 교훈으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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