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 제인스 보고서…”이중용도 제품 금지, 효과적일 수도”
국제사회가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등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에 대해 무기 금수 조치를 취하더라도 러시아가 군수분야에서 대부분 자급자족하고 있어 실제 타격은 별로 없는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영국의 군사 컨설팅업체 IHS 제인스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연합(EU)의 대(對)러시아 군사장비 수출 규모는 5억8천300만 달러로 러시아 국방예산 680억 달러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중 대부분도 프랑스에 지급된 5억2천100만 달러였다. 프랑스는 러시아에 수출할 미스트랄급 상륙함 2척을 건조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군수분야 수출국이었지만 군수분야 10대 수입국에는 포함되지 못했으며 러시아의 10대 군수분야 수출국 명단에 EU 국가들은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IHS 제인스의 가이 앤더슨 선임연구원은 기존 무기거래의 많은 부분도 러시아가 군 현대화를 위해 서방의 지원을 모색했던 2010년부터 2012년까지의 짧은 시기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2년 러시아가 다시 자급자족해야 한다면서 군에 서방 군사장비의 구매를 중단하도록 지시, 이 같은 전략을 뒤집었다.
이와 관련, 런던 소재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트레버 테일러 연구원은 러시아가 엄격한 의미의 군사장비를 많이 수입하지는 않지만 민간 및 군용차에 사용될 엔진처럼 이중 용도 기술을 상당 부분 구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 검토안을 다룬 토론용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이중 용도 제품의 판매 금지가 특정 대상을 목표로 한 효과적인 조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 대한 EU의 이중 용도 제품 수출은 약 41억 유로에 이른다.
IHS 제인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군사 지출을 늘리는 시기에도 군사분야 수입은 축소하고 있다. 러시아의 지난해 국방예산은 미국,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로 오는 2016년까지 980억 달러로 40% 이상 늘릴 예정이다.
옛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경제가 붕괴하면서 국방예산도 많이 감소했으나 러시아는 최근 몇년간 군수산업의 회생을 위한 필사의 노력과 함께 2023년까지 군의 재무장을 위한 대대적인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앤더스 연구원은 러시아 국내에 적당한 것이 전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곤 군사 장비는 물론 심지어 이를 만들기 위한 장비 수입도 금지되면서 러시아인들은 자급하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면서 “이는 공작기계 수준까지 적용되며 심지어 절단용 선반도 러시아제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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