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이스라엘 분노 폭발…”자유 위해 끝까지 싸운다”
“이스라엘은 결코 우리를 평범한 인간처럼 대우해 주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를 위해 저항을 계속할 뿐이다.”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무함마드 알리(21)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자유를 갈구하는 평범한 청년이다.
가자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지도 않고 하마스의 이념에도 크게 공감하지 않는다고 했다. 가끔은 하마스의 통치 방식에 반감마저 품고 있었다.
그러나 알리는 “나는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지금의 ‘저항’을 지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가자에는 정부 역할을 하는 최대 정치조직인 하마스 이외에도 ‘이슬람 지하드’ ‘사라야 엘구츠’ ‘엘샤압’ ‘자브하 샤비야’ ‘나세르 살라하딘’ 등 최소 7개 이상의 정치 또는 저항단체가 존재하고 있다.
알리는 “우리는 ‘저항’ 이외에 할 것이 없다. 국제사회의 행동이 취해지기만을 기다렸다가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가자 최대 도시 가자시티는 물론 남부 칸유니스, 북부 베이트하눈 등지에서 만난 평범한 가자 주민들이 인터뷰할 때 가장 강조한 단어는 ‘저항’이었다.
10대 어린이부터 60대 노인까지 가자 주민 다수는 하마스 지지 여부를 떠나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자신들의 권리 찾기 운동이자 유일한 대항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방법 면에서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거부감은 분명해 보였다.
가자 북부 자발리아에 있는 유엔학교에서 지내는 지단 아부글릭(12)은 지난달 30일 겪었던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당일 새벽 6시께 가족과 함께 자신이 잠자고 있던 2층 교실 천장에 포탄이 날아든 것이다. 주변에서도 연달아 폭발음이 났다.
아부글릭은 “그때는 너무 정신이 없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며 “학교마저 공격당해 안전한 곳이 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은 결코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평화보다는 저항을 택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입에서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테러 국가’라는 말까지 나왔다.
정치에 비교적 관심이 많은 가자시티 시민 왈리하드(61)도 “개인적으로 하마스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에겐 어떤 방식으로든 저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이스라엘과 전쟁이 일어나기 전만 해도 하마스를 지지하지 않는 주민이 더 많았지만, 전쟁이 시작하고 나서는 하마스 지지자가 더 많아졌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하마스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며 “이 여파로 1년 이내에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에서도 새로운 저항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안에서 저항의 강도가 갈수록 커지면 제3차 인티파다(아랍어로 봉기라는 뜻)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제1차, 제2차 인티파다를 테러로 규정하고 무자비한 진압작전을 펼쳐 양측 간에 피를 부르는 보복공격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 피해가 컸던 칸유니스의 코자르 지역에서 만난 아스마 모하메드(17.여) 역시 ‘이스라엘’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금세 분노에 찬 얼굴을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아버지가 목숨을 잃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마을로 진입했을 때 주민 모두에게 이곳을 떠나라고 했다”며 “아버지가 앞장서서 흰 깃발을 들고 120여명을 인솔하고 가다가 총탄을 맞고 숨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사건이 일어난 ‘7월24일’을 작은 나무 조각에 새기고 나서 이를 휴대전화 고리로 걸었다.
그녀는 “이스라엘이 우리 아버지 목숨을 가져갔다. 이제 나는 혼자가 됐다”며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이스라엘과 평화를 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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