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였나 했더니 예술…美성조기 실종사건 용의자 등장

테러였나 했더니 예술…美성조기 실종사건 용의자 등장

입력 2014-08-13 00:00
수정 2014-08-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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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예술가 2명 NYT에 직접 전화걸어…”다리 설계한 독일인 기념”

지난 7월22일 새벽 3시께, 신원을 알 수 없는 금발 남자들이 미국 뉴욕시의 상징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다리에 진입한 지 20분쯤 뒤 갑자기 한쪽 교각탑을 비추던 조명이 깜빡이다 곧 꺼졌다. 10여 분 뒤 500m가량 떨어진 다른 탑 조명 역시 나갔다.

의문의 남자들은 때를 틈타 탑 꼭대기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양쪽 탑 꼭대기에 걸려 있던 성조기를 배낭에서 꺼낸 낡고 허연 성조기로 바꿔 달았다.

해가 뜨자 뉴욕은 발칵 뒤집혔다. 뉴욕의 주요 명소이자 9·11 테러 현장으로부터 1.5㎞ 떨어진 이 다리의 보안이 너무도 쉽게 뚫린 것이다.

불안 여론이 퍼지면서 뉴욕경찰은 결사적으로 이들을 추적했다. 현장에서 DNA 증거를 확보하고 현상금까지 걸었다. 그러나 소득은 없었다.

이렇게 미궁으로 빠지는 줄 알았던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12일(현지시간) 스스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NYT는 독일계 예술가 미샤 라인카우프(37)과 마티아스 베름케(35)가 직접 NYT에 전화를 걸어 사건이 자신들의 예술 프로젝트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흰 성조기’라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장소의 미를 기념하는 동시에 다리를 설계한 독일계 엔지니어의 145번째 기일을 기리려 했다고 NYT에 말했다.

또 “반미(反美)적인 행위도 아니고 경찰을 놀라게 하려고 했던 것도 아니다”라며 “솔직히 미국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데에 놀랐다”고 했다.

이들은 다리, 공장 등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작품활동을 해왔으며 2007년엔 브루클린 다리 교각탑 그물에 풍선을 달아놓기도 했다. 당시도 제재는 없었다.

뉴욕경찰은 NYT 보도를 보고서야 이들의 존재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븐 데이비스 뉴욕경찰 대변인은 “이는 최소한 무단침입”이라며 “절도죄로 기소될 가능성 역시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진짜 범인으로 판명이 난다 해도 전문가들은 독일에 있는 이들을 송환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들은 현재 다리에 있던 성조기를 미국에 반환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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