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민간에 권력이양 거부…국영방송국·주요 광장 장악 부르키나파소 시민 “군부에 ‘노’라고 말하기 위해 다시 모일 것”
“군인들에게 ‘아니오(No)’ 라고 말하기 위해 혁명광장에서 다시 모일 것이다”장기집권을 노리던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이 축출된 뒤 내부분열 양상을 보이던 군이 이삭 야코바 지다(49) 대통령 경호부대 부사령관(중령)을 과도정부 수반으로 추대키로 정리했으나 시위대는 군부 퇴진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계속하기로 해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부르키나파소 야당과 시민사회 지도자들은 군이 콩파오레 대통령 퇴진으로 생긴 권력 공백을 틈타 정권을 탈취하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 다시 대규모 집회를 소집했다고 AFP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데타 이후 내부분열 양상을 보인 부르키나파소군은 전날 성명을 통해 지다 중령을 과도정부 수반으로 추대키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군부는 정권 이양에 대한 세부 계획은 밝히지 않은 채 “과도정부의 구성과 유지 기간은 사회 각층과 의논을 거친 뒤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다 중령은 원만한 민주적 정권이양을 약속하면서 “민주적 변화에 대한 부르키나파소 청년들의 열망을 배신하거나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사회 지도자들은 곧바로 성명을 발표, 군의 정권 찬탈을 경고하면서 즉각적이고 민주적인 민간이양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민중봉기로 인한 승리는 국민의 것이며 권력이양도 국민의 권리”라고 말하고 “어떤 경우에도 군에 빼앗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위대는 또한 지난주 초 콩파오레 퇴진을 요구하면서 수만 명이 모이면서 ‘혁명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수도 와가두구 한복판에서 2일 새로운 대규모 집회를 소집했다.
부르키나파소 수도 거리는 상점들이 문을 열고 평온을 되찾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새로운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 에이전트 살리프 우에드라고(38)는 “우리는 군인이 권력을 잡는 것을 결사반대한다”면서 “그것이 유혈사태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혁명광장에서 군인들에게 ‘아니오’ 라고 말하기 위해 다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와가두구 시민은 대통령 경호원으로 콩파오레와 가까웠던 지다가 권력을 잡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부르키나파소군은 권력을 민간에 이양하라는 국제사회와 시위대의 요구를 무시한 채 국영TV방송국과 수도 주요 광장들을 장악하는 등 본격적인 무력진압에 나섰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군대가 수도 와가두구 나시옹 광장으로 진입, 바리케이드를 치고 군부를 탄핵하기 위해 모인 수천 명의 군중을 강제해산시키기 위해 공중에 발포하기도 했다.
앞서 군부는 5선 연임을 노리던 콩파오레 대통령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정정이 불안해진 틈을 타 지난달 30일 쿠데타를 일으켜 대통령을 몰아냈다. 당시 쿠데타를 주도한 오노레 트라오네 육군참모총장은 자신이 정권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일 지다 중령이 방송을 통해 “오늘부로 과도 정부와 국가의 수반을 맡겠다”고 선포하면서 권력을 놓고 군부가 분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부르키나파소군이 조속히 민간에 정권을 이양할 것을 요구했다.
미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은 2일 “미국은 부르키나파소군이 국민에게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하려는 것을 규탄한다”면서 “군이 즉각 권력을 민간에 이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연합(AU) 은코사자나 들라미니 주마 집행위원장도 민간주도의 합의에 의한 정권이양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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