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막대한 자금력으로 아세안에 구애공세 경쟁

中·日, 막대한 자금력으로 아세안에 구애공세 경쟁

입력 2014-11-14 00:00
수정 2014-11-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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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2조 차관’ 제의…일본, 필리핀 등에 4천400억 약속

영유권 갈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중국과 일본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경쟁적인 구애공세를 펴며 다시 한번 ‘물밑’ 신경전을 연출했다.

14일 관영 신화통신과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제17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중국 정상회의에서 이 지역의 기간산업 건설을 위해 200억 달러(21조 9천200억 원)의 차관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200억 달러는 ‘우호차관’ 100억 달러와 인프라 구축 차관 100억 달러로 구성된다.

중국이 ‘신(新)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실크로드 기금’도 상당 부분 아세안지역 인프라 건설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아세안의 환심을 사려고 쏟아붓는 자금력은 그야말로 전방위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IB는 자본금 1천억 달러(출범 초기에는 500억 달러)에 달하고 실크로드기금은 400억 달러 규모다. 실크로드 기금은 전액 중국이 부담한다.

리 총리는 특히 아세안 정상들과의 회의에서 ‘선린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영유권 분쟁에 비교적 유화적 제스처도 취했다.

신경보(新京報)는 ‘선린우호협력조약’에 대해 “서로 이웃하는 국가가 모순과 갈등을 적절히 처리하고, 정치적이며 전략적인 상호신뢰를 증진하고, 전방위적 협력을 심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 직속 국책연구기관인 외교학원의 왕판(王帆) 부원장은 “’선린우호협력조약’이 동맹조약은 아니다. 그러나 관계가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쌍방은 우호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준수해야 할 규범, 의무, 책임 등을 법률형식으로 약속하게 된다”며 “일정부분 양국관계의 안정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역시 아세안 국가들에 대해 잇따라 수천억 원의 자금 제공을 약속하며 중국과 아세안에 대한 ‘구애 경쟁’을 벌이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일본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네피도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회담하고 미얀마에 대한 인프라 구축 지원 명목 등으로 260억 엔(약 2천471억 원)의 차관 제공 계획을 밝혔다.

그는 같은 날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도 회담에서도 하천 정비 등을 위해 약 200억 엔(약 1천900억 원)을 제공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동남아 방문을 계기로 필리핀과 안보협력을 강화하키로 하고 아세안의 해상보안 능력 향상을 위해 일본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 등을 표명하는 등 적극적인 ‘대중 포위망’ 구축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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