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재연장, 북한 핵협상에 긍정적 효과”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정권이 이란 핵협상을 보면서 아마도 북한 핵문제도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게 유리하다고 인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대북제재 정책을 주도했던 아인혼 전 특보는 이날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 직후 일부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란 핵협상의 재연장이 북한 핵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이어 “앞으로 이란 핵협상이 좋은 결론을 맺는다면 북한 핵협상에도 윈-윈(win-win)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미국이 이란에 대해 일정 농도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면서도 북한에 대해 농축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이중잣대’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북한과 이란의 상황은 각기 특수하다”며 “상황이 다른 만큼 그 해법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갖고 있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농축을 포기하는 합의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며 “이란은 이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북은 1992년 비핵화를 선언했다”며 “북한은 그때로 돌아가 우라늄 농축능력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핵 대응전략에 대해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이 강력한 단합을 유지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는 핵무기 개발과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정책이 성공할 수 없음을 집요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아인혼 전 특보와 함께 세미나에 나온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파괴무기(WMD) 조정관은 “이란 핵협상이 북핵 협상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핵문제는 이란 핵문제와 완전히 분리돼있다”고 지적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흥미로운 것은 북한이 최근 미국인 억류자 석방 이후 미국과 다시 협상에 나설 것처럼 시사한 대목”이라며 “그러나 미국은 북한과의 핵협상 재개에 대해 엄격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북한은 이 같은 조건을 수용할 뜻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어 “당분간 북·미관계는 교착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2012년 2·29 합의를 무산시킨 것이 워싱턴을 격노시켰다”며 “바로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재개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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