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고문 피해 아프간·파키스탄인 증언 쏟아져

CIA 고문 피해 아프간·파키스탄인 증언 쏟아져

입력 2014-12-14 00:00
수정 2014-12-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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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정보국(CIA)의 고문실태에 관한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가 나온 이후 CIA의 고문을 당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인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 집권 때 파키스탄 주재 아프간 대사를 지낸 물라 압둘 살람 자이프는 13일(파키스탄 시간) 파키스탄 일간 익스프레스트리뷴에 2001년부터 5년간의 관타나모 수용소 생활을 털어놨다.

자이프는 “CIA 요원들이 한달 동안 잠을 재우지 않았다”며 “그들은 정보를 빼내려고 구타와 고문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CIA는 (이슬람) 수감자들을 모욕하기 위해 수염과 모발을 잘랐다”고 주장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 1년간 수감된 파키스탄인 무함마드 사기르는 신화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아침 기도도 허용되지 않아 내가 기도를 하면 나를 붙잡고 때렸다”고 말했다.

이 수용소에 12년째 수감 중인 파키스탄인 아흐메드 라바니는 변호사를 통해 파키스탄 언론에 보낸 글에서 “12년간 기소나 재판도 없이 붙잡혀 있으며 고문과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인 카밀 샤는 17세 때인 2004년 아프간에 갔다가 미군에 체포돼 5년간 아프간 미군 기지 내 바그람 수용소에 수감됐다며 “몽둥이와 총으로 몇 시간씩 맞았고 전기 고문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기소되지 않고 아무 혐의 없이 풀려났다며 “피해자에 대한 보상도 없이 이제 와서 잘못했다고 말하는 이런 보고서가 무슨 소용이냐”며 비판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 정부는 보고서가 나온 직후 CIA의 고문 실태를 비판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지난 10일 특별 기자회견에서 “CIA의 고문은 인권을 무시한 것”이라며 무고한 시민조차 잔혹한 고문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가니 대통령은 “고문을 당한 아프간인이 몇 명인지 알기 원한다”며 미국에 공개를 요청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전 대통령은 “CIA의 고문이 이 지역 테러에 기름을 부었다”고 비판했다.

파키스탄 외교부도 CIA의 고문을 비판하며 “미국 행정부의 재발 방지 약속을 주목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간 탈레반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데 이번 보고서를 활용하는 모양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고문 실태는 미국의 실체를 보여준다”며 “여전히 아프간 기지에 미군 고문시설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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