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CIA 고문 관련 부시 전 대통령 조사 촉구

HRW, CIA 고문 관련 부시 전 대통령 조사 촉구

입력 2015-12-02 10:57
수정 2015-12-02 10: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테러용의자에 대한 중앙정보국(CIA)의 고문과 고문 은폐와 관련,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 조사를 명령해야 할 것이라고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가 2일(현지시간) 촉구했다.

HRW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2001년 9·11 테러 이후 구금자들에 대한 CIA의 비밀고문프로그램에 연루된 인사들에 대한 기소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보고서는 CIA의 고문과 관련, 잠재적인 범죄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 딕 체니 전 부통령, 조지 테닛 전 CIA국장, 존 애슈크로프트 전 법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가안보 보좌관 등이 조사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HRW는 앞서 2014년 12월에 발표된 CIA의 심문프로그램에 대한 상원 정보위원회의 보고서에 적시된 내용만 해도 오바마 행정부가 조사에 착수할 충분한 증거가 된다면서 CIA의 비밀프로그램은 2009년에 공식적으로 종료됐지만 이들 범죄에 대한 은폐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케네스 로스 HRW 사무총장은 상원의 고문보고서가 나온지 1년이 지났는데도 오바마 행정부는 CIA의 고문에 대한 새로운 조사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면서 고문을 정책적 선택수단에서 없애도록 해줄 범죄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바마 행정부의 잘못이 영원히 해악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정보위원회가 발표한 6천700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CIA의 구금과 고문을 혹독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나 아직 비밀로 분류돼 있다.

상원 보고서 요약본은 CIA의 고문이 잔인하고 체계적이며 앞서 발표된 보고서에 나타난 것보다 더 광범위했다고 폭로하고 잠 안재우기, 물고문 등 “향상된 심문기법”에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는 향상된 심문기법이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결론지었으나 이 비밀프로그램의 합법성 여부는 평가하지 않았다.

HRW는 상원보고서가 테러단체 알 케에다 용의자에 대한 CIA의 심문이 구타를 포함, 물고문, 잠 안재우기, 수주일 또는 여러 달 칠흑같이 어두운 창문 없는 방에 가두기, 벽에 체인으로 묶어놓기, 발가벗기거나 기저귀 채우기 등의 고문사례를 담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CIA는 또 테러용의자들이 여러 날 동안 눕지 못하거나 잠을 자지 못해 환청이 들리거나 고통을 이기지 못해 차라리 죽여달라고 빌 정도로 고통스럽게 했다고 HRW는 지적했다.

HRW는 대부분의 고문과 학대행위가 이뤄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범죄 음모의 핵심부분 은닉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소시효는 연장될 수 있으며 CIA 프로그램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1988년에 비준한 유엔 고문방지협약은 고문혐의에 대해 조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HRW는 성명에서 “CIA의 고문을 조사해 기소하지 않으면 미래의 대통령들이 심각한 안보상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비슷한 불법심문을 허용하게 할 위험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