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북한식당도 대북제재에 ‘휘청’…폐업 잇따라

동남아 북한식당도 대북제재에 ‘휘청’…폐업 잇따라

입력 2016-04-08 20:46
수정 2016-04-0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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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캄보디아·태국서 한국인 관광객 끊겨 영업중단 속출

동남아시아에서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운영하는 식당들도 대북 제재의 여파로 휘청거리고 있다.

주요 고객인 한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문을 닫는 식당이 속출하고 있다.

8일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베트남 중부의 유명 관광도시 다낭에 있는 북한식당 ‘평양관’이 지난 1일 문을 닫았으며 종업원 10여 명은 귀국했다.

평양관은 5성급 호텔인 크라운플라자의 별관을 임대해 쓸 정도로 현지에선 나름대로 고급 식당이었으나 최근 한국대사관과 한인회의 북한식당 자제 권고 이후 영업 부진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낭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베트남항공이 매일 한국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을 운항할 정도로 한국인에게 인기를 끄는 관광지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 직항편을 이용해 다낭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하루 최대 600명”이라며 “이 중 일부가 다낭의 북한식당을 찾아 공연을 보면서 음식을 즐기곤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는 이번에 폐업한 평양관을 포함해 총 4개의 북한식당이 있다. 수도 하노이시에 2개, 남부 호찌민시에 1개가 있다.

이들 북한식당도 최근 손님이 50% 이상 급감, 영업난을 겪고 있다.

하노이의 ‘평양관’은 월 매출액이 종전에는 7만∼8만 달러(8천만∼9천만 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임대료와 인건비를 조달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식당에는 20여 명의 종업원이 기숙 생활을 하며 일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들 종업원이 외출, 외박에 제한을 받으면서 한 달에 하루 쉴 정도로 노동강도가 세다”며 “지금은 영업 부진으로 충성자금을 북한으로 송금하기도 어려운 실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는 수도 프놈펜에 있는 북한식당 6개 가운데 작년 하반기 대동강식당, 지난 2월 고려식당, 3월 능라도식당 등 3곳이 차례를 문을 닫았다.

김현식 캄보디아한인회장은 “북한식당의 주요 고객인 한국인 관광객의 이용 불매 운동을 벌인 결과”라고 말했다.

태국 수도 방콕에는 북한식당 3개가 있으며 이중 ‘평양아리랑관’이 한 달째 내부 수리를 이유로 문을 닫고 있다.

식당 내부에 인기척이 없고 예정된 내부 수리 기간이 오는 10일까지 이틀 남았는데도 공사 흔적은 발견할 수 없어 사실상 폐업한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의 경우 수도 비엔티안에 있는 유일한 북한식당 또한 영업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라오스 관광지 방비엥에 추가로 식당을 개업할 계획이었지만 북한식당 이용 자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어 실제 문을 열지는 불투명하다.

남아시아 지역은 북한 식당이 거의 없고 13명 이상 종업원이 근무하는 대형식당은 없다. 방글라데시에는 북한 식당이 한 곳 있었으나 지난해 5월 비아그라와 술을 불법 판매한 사실이 당국에 적발돼 이후 폐업했다. 당시 방글라데시 현지언론은 북한식당이 불법운영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팔에는 평양아리랑식당 한 곳이 있으나 종업원은 10명 미만이며, 이번 탈북자 한국행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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