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슬에 묶여 음식쓰레기로 연명”…루마니아 ‘현대판 노예’ 사건

“사슬에 묶여 음식쓰레기로 연명”…루마니아 ‘현대판 노예’ 사건

입력 2016-07-14 16:26
수정 2016-07-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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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의 한 산지 마을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강제노동과 학대에 시달린 ‘노예’ 피해자들이 구출됐다.

루마니아 경찰은 13일(현지시간) 부쿠레슈티에서 북서쪽으로 150㎞ 떨어진 베레보이에스티를 급습해 쇠사슬에 묶여 있는 성인 남성 3명과 10∼12세로 보이는 소년 2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마을 인근에서 일을 하고 있던 다른 ‘노예’들도 함께 구출돼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마을에 사는 일가친척 일당들에게 감금돼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인권유린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불법 벌목이나 목축 같은 중노동과 구걸행위 등을 강요당했다.

사슬에 묶여 수시로 채찍질과 구타를 당했으며, 땅바닥에 떨어진 음식물 쓰레기로 연명했다.

옷을 벗겨 뜨거운 물이나 차가운 물을 뒤집어 씌우는 가혹행위도 빈번하게 벌어졌다.

피의자들은 심심풀이로 ‘노예’들끼리 싸움을 붙이기도 했다.

성적 학대 정황도 포착됐다.

한 피해자는 이런 일을 하며 일주일에 약 5천원 가량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루마니아 사법당국은 이 마을에 사는 일가친척 90명이 이번 노예사건에 다양하게 가담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만행은 지난 8년간 지속됐으며, 지금까지 최소 65명이 노예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로 장애인이나 빈곤층인 피해자들은 기차역이나 교회 주변에서 꾀임에 빠지거나 붙들렸으며, 일부는 자기 집에서 납치됐다.

루마니아판 산촌 노예사건은 베레보이에스티 시장이 노예노동 소문을 당국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지금까지 약 65명이 이 마을에서 노예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는 루마니아 피테스티지방검찰청장은 “21세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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