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고래 300여 마리가 해안가 모래톱에 걸려 떼죽음을 당했다.

10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 자연보호부는 남섬 북단 골든베이에 있는 페어웰스핏에서 참돌고랫과 들쇠고래(pilot whale) 416마리가 모래톱에 걸려 75% 정도가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서 고래들이 수심이 너무 얕아 오도 가도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 죽는 것은 이번이 역대 세 번째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보호부 골든베이 지역 담당관 앤드루 래머선은 고래들이 9일 밤 방향을 잘못 잡고 모래톱으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며 주민들에게 살아 있는 고래들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작업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자연보호부 순찰대원이 모래톱에 걸려 꼼짝 못 하는 고래들을 처음 발견한 건 날이 밝은 뒤였다며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나와 구조작업을 벌이지 않으면 희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골든베이가 길게 바다로 뻗은 지형 때문에 고래들이 방향을 잘못 잡고 앞으로 나가다 모래톱에 걸리기 아주 쉬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6년 전 2월에도 들쇠고래 70여 마리가 모래톱에 걸렸으나 주민들의 구조작업으로 모두 바다로 돌아갔다.

또 인근 푸퐁가베이에서도 2006년 12월 들쇠고래 140여 마리가 모래톱에 걸렸으나 다행히 대부분 구조됐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지난 1918년 채텀 아일랜드에서 들쇠고래 1천여 마리가 발이 묶인 적이 있고 지난 1985년에는 그레이트배리어 아일랜드에서 역시 들쇠고래 450여 마리가 수심이 얕은 지역으로 들어와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었다.

연합뉴스